[날씨칼럼] 기후위기 시대, 이제는 3개월 장기전망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때
사상 최악의 폭염과 열대야를 기록했던 뜨거운 여름이 지나고, 드디어 차가운 바람이 옷을 파고드는 계절이 왔다. 올여름을 돌이켜보면, 6∼8월의 폭염과 한여름 같았던 추석 연휴, 9월의 열대야, 평년기온보다 높았던 10월의 고온 현상까지 이어지면서, ‘옷장에서 가을옷을 꺼내 입을까? 계속 반팔을 입을까?’ 고민했던 날이 한두번이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2024년 여름은 고온현상이 오랫동안 지속되는 특징을 보이며, 기온에 관한 많은 기록이 경신된 해로 기록되었다. 여름철 부산의 평균기온은 25.9℃, 평균 최고기온은 29.4℃, 평균 최저기온은 23.3℃로 1973년 이래 기온이 가장 높았던 여름이었다. 또한 폭염일수는 15일로 역대 세 번째, 열대야일수는 39일로 역대 두 번째로 많았다. 특히, 부산에는 열대야가 7월 25일부터 8월 19일까지 26일 연속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종전의 열대야 연속 발생 기록인 2018년과 1994년의 21일을 갈아치운 것으로 많은 시민이 에어컨 없이 잠들기 어려운 긴 여름밤을 보냈다. 낮 동안 강한 햇볕으로 높은 기온이 지속되고 습하고 더운 공기가 남서풍을 타고 우리나라에 계속 유입되면서 습도가 높아져 밤사이에도 기온이 잘 떨어지지 않아, 부산을 비롯한 많은 지역에 열대야가 빈번하게 나타났다.
반면 뜨거운 열기를 식혀줄 수 있는 비는 이번 여름철 동안 부산에 622.6mm가 내리며 평년 대비 약 80%로 적었고, 강수일수는 35일이었으나 대부분 6, 7월 장마철에 집중되고 8월에는 86.5mm의 강수량과 함께 강수일수는 9일을 기록하여 기록적인 폭염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특히 올해는 추석인 9월 17일 이후에도 폭염과 열대야가 나타나면서, 9월 중순까지도 폭염의 기세가 쉽사리 꺾이지 않았다. 그래서 ‘2024년의 추석은 추석(秋夕)이 아니라 하석(夏夕)이 아닌가.’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처럼 기후위기가 일상으로 들어옴에 따라, 기상청에서는 여러 방법을 통해 폭염 등의 기후위기를 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특히 야외활동이 많아 폭염정보 전달이 어렵고, 고령으로 인해 폭염에 취약한 창녕과 밀양 내 농촌 어르신의 온열질환 예방을 위해, 어르신의 자녀 등이 안부전화를 드리며 폭염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는 단기적인 방안 마련은 물론, 기후위기에 따른 미래의 기후예측정보와 계절별 또는 향후 1·3개월의 장기전망에 대해 ‘국가 기후변화 표준 시나리오’와 ‘장기예보’를 통해 장기 전망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국가 기후변화 표준 시나리오’에서는 미래에 예상되는 탄소 배출량 등에 따라 행정구역별 평균기온과 강수량 등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활용하여 부산시 등에서는 기후위기 적응대책 수립, 농업 분야에서는 농작물의 재배 환경변화에 관한 연구, 어업 분야에서는 기후변화에 따른 어종의 서식지 변화에 관한 연구, 생태계 분야에서는 종의 다양성 변화 전망에 관한 연구에 활용하는 등 다방면에서 기후변화 시나리오 자료가 활용되고 있다. 또한, 기상청에서는 매주 목요일에 1개월 전망을 발표하고, 매월 23일에는 3개월 전망과 함께 장기전망에 대한 국민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해설서를 통해 기온·강수량 전망을 위한 기후감시요소의 분석 결과, 기후 통계자료 등을 발표하고 있다. 단기 날씨 외에도 이와 같은 장기전망에 관심을 둔다면, 기후변화에 대한 이해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기상청에서는 올 겨울철 3개월 전망을 11월 23일경에 발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올겨울의 장기전망에 대해서 꼭 확인해보기 바라며, 기상청에서도 장기전망에 대한 국민의 관심도와 이해도가 높아질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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