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한 이야기Y' 옥탑방 시멘트 암매장 사건…16년간 '시멘트' 안에 숨겨져 있던 '진실'은?

2024. 11. 9.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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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간 시멘트 안에서 숨겨져 있던 진실이 드러났다.

8일 방송된 '궁금한 이야기 Y'에서는 16년 만에 세상에 드러난 옥탑방 시멘트 암매장 사건을 추적했다.

지난 8월 30일, 경남 거제시의 한 빌라 건물 옥탑방 베란다에서 누수 공사를 진행하던 작업자들이 충격적인 장면을 마주했다. 시멘트 구조물을 드릴로 깨부순 순간 작은 캐리어가 모습을 드러냈는데 그 안에서 성인 여성의 시신이 발견된 것.

그리고 시신 발견 20여 일 만에 범인이 검거됐다. 범인인 58세 김 씨는 해당 건물 옥탑방에서 거주했던 인물이었다.

특히 그는 16년 전인 2008년 해당 여성을 살해해 옥탑방 베란다의 공간에 피해자를 암매장하고 그곳에서 8년간 거주했다는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더했다. 함께 살던 동거녀를 살해하고 암매장한 후 8년을 같은 곳에서 살았던 김 씨는 지난 2016년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되며 그곳을 떠났던 것.

방송은 해당 사건에 대한 제보를 모았고 이에 사망한 피해자 주희 씨의 가족들이 연락을 해왔다. 어느 날 갑자기 연락이 끊어진 동생, 그리고 이들은 범인의 존재나 범행 동기 등이 전혀 짐작이 되지 않는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범인 김 씨는 피해자가 다른 남자와 함께 있는 모습을 보고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유족들은 그 무렵 주희 씨가 어머니에게 빈털터리가 되어 힘들다는 연락을 해왔고 이에 어머니와 가족들이 돌아오라는 설득 끝에 집으로 돌아가기로 결정했던 것을 떠올리며 범인의 주장이 석연찮다고 했다. 그리고 하필 주희 씨는 그 연락 다음 날부터 갑자기 또 연락이 두절됐다는 것.

또한 주희 씨의 친한 친구가 주희 씨가 잘 살고 있을 테니 걱정 말라는 말을 했고 이를 믿었다는 것이다. 이에 제작진은 주희 씨의 친구를 찾아갔다. 그러나 그도 역시 주희 씨가 이런 일을 당했을 것이라는 것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주희 씨의 친구는 "범인이 제가 알던 남자다. 저는 정말 주희가 살아있을 거라고 믿었다"라며 주희 씨와의 16년 전 대화를 떠올렸다. 어느 날 주희 씨가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와서 잘 지내냐고 물었다는 것. 그리고 친구를 찾아온 주희 씨의 모습은 충격 그 자체였다.

야위어서 폐인의 몰골이 된 주희 씨가 너무 힘들다며 김 씨에 대해 털어놓았다는 것. 당시 그의 몸은 상처 투성이었고 술집에서 일을 하면서 2차를 안 가면 김 씨가 폭행을 한다는 이야기를 했던 것이다.

주희 씨의 친구는 "김 씨가 주희 이름을 대고 돈을 선불 당겨서 빚더미에 얹혀놓은 것이었다. 그때 다시 돌아가야 한다고 친구가 그랬다. 안 가면 죽인다고 자기를 안 놔준다면서 가야 한다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그의 가족들에게 잘 살고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던 이유도 주희 씨가 가족들에게는 비밀로 해달라고 당부했기 때문이었다.

2008년에는 드디어 모든 빚을 청산하고 고향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이야기를 친구에게도 했던 주희 씨. 그러나 그 연락 이후 친구와도 연락을 끊었다.

수소문 끝에 과거 주희 씨를 기억하는 또 다른 사람을 찾았다. 그는 "그 남자 때문에 일을 한다고 그렇게 들었다. 그런데 항상 돈에 쪼들리고 너무 힘들어하더라. 일을 해도 궁핍하고 돈을 마음껏 못 쓰는 느낌이었다. 폭력과 협박에 시달린 것으로 기억하는데 도망간다는 느낌은 아예 없었다. 웃는데 억지웃음 같은 영혼이 없는 얼굴이었다. 모든 걸 포기한 채 머물고 있는 것 같아 보였다"라고 했다.

제작진은 범인 김 씨의 이야기를 들어보기 위해 접견을 신청했으나 건강상의 이유로 거부했다. 그런데 수사관을 통해 김 씨가 주희 씨에게 미안해하며 자수하려고도 했지만 무서워서 못했고, 고통을 잊으려고 마약에 손을 댔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하지만 전문가는 "여성이 외출복을 입고 있는 상태에서 살해되었다. 떠나려고 하는 과정에서 실랑이가 있었던 것이 아닐까 싶다. 그러면 김 씨에게 중요한 수입원이 없어지는 것이다"라며 김 씨의 주장은 거짓말일 것이라 추측했다.

또 다른 전문가도 "여성을 통제하에 두면서 경제적인 이익을 취한 흔적이 남아있다. 가해자는 자기가 손쉽게 통제하고 어떤 폭력 행위를 저질러도 뒤탈이 없는 그 여성을 그런 대상자로 봤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 공간에서 더 심각한 폭력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그런데 경찰은 주희 씨에 대한 실종 신고가 진행됐으면서도 지금까지 사망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대체 왜 그런 것일까?

경찰은 주희 씨의 생활 반응이 없어서 10여 차례 김 씨의 집을 찾아갔다. 그러나 심증만 있는 상황에서 김 씨를 추궁할 근거가 없었고 이에 적극적인 수사를 할 수 없었던 것.

이에 전문가는 장기 실종자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방송은 긴 시간을 돌고 돌아 가족들 품에 돌아간 주희 씨가 이제라도 편히 쉬길 빌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김효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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