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도원이 미운 곽경택 감독…사실 다른감독들도 배우들이 밉다 [MD포커스]
[마이데일리 = 이정민 기자] 곽경택 감독이 영화 '소방관' 언론 시사회에서 주연 배우 곽도원에 대해 “솔직히 많이 원망스럽다”며 속상한 마음을 밝혔다. 기자들 앞에서 이런 심정을 솔직히 털어놓기 쉽지 않았을 텐데 그만큼 곽경택 감독의 마음이 복잡했음을 짐작하게 했다.
이 같은 고충은 비단 곽경택 감독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12월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대가족’ 양우석 감독, 이미 촬영을 마쳤으나 공개하지 못하고 있는 드라마 ‘찌질의 역사’ 김성훈 감독 역시 비슷하게 속상한 마음일 것이다. 최근 한국 영화계는 배우들의 사생활 문제로 연이은 타격을 받고 있다. 감독과 많은 스태프들이 오랜 시간 공들인 작품들이 주연 배우들의 논란으로 인해 개봉이 연기되거나, 심지어 공개조차 하지 못하고 표류하고 있다.
곽경택 감독은 지난 8일 서울 용산CGV에서 열린 ‘소방관’ 제작보고회에서 주연 배우 곽도원의 음주운전 사건으로 인해 개봉이 미뤄진 상황에 대한 솔직한 속내를 털어놓았다. 곽경택 감독은 "(곽도원배우가) 솔직히 아주 미워요. 원망스럽습니다"라며 심정을 밝혔다.
그는 “영화 후반 작업을 거의 마무리할 즈음에 사고 소식을 듣고 큰 충격을 받았다”며 “본인이 저지른 일에 책임을 져야 하며, 깊은 반성과 자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랜 시간 애정을 쏟아 완성한 영화가 배우의 일탈로 피해를 입은 상황에 대한 감독의 아쉬움이 절절히 느껴졌다.
개봉을 앞두고 각종 논란에 휘말린 작품은 ‘소방관’만이 아니다. 다음 달 11일 개봉 예정인 양우석 감독의 신작 ‘대가족’은 이승기가 스님 역할을 위해 삭발까지 감행하며 열연했으나, 출연 배우 오영수가 성폭행 혐의로 기소되면서 개봉에 빨간불이 켜졌었다.
오영수가 기소된 후 제작사는 그의 촬영 분량을 통편집하고 이순재를 대체 캐스팅해 재촬영을 결정하는 등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 이미 많은 제작비와 시간이 투입된 상황에서 재촬영은 큰 부담이었을 것을 예상하는 건 사실 그렇게 어렵지 않다.
또 다른 작품 ‘찌질의 역사’는 영화 ‘공조’와 ‘창궐’을 연출한 김성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김풍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다. 스무 살 청년들의 유쾌한 일상을 그린 이 작품은 제작 전부터 기대를 모았으나, 주연 배우 조병규와 송하윤의 학교폭력 의혹으로 인해 무기한 연기 상태에 놓여있다.
김풍 작가는 조병규에 이어 송하윤까지 학교폭력 의혹이 제기되자 SNS에 “미치겠다”라는 짧은 글을 올리며 속상한 심경을 전했다. 오랜 준비 끝에 완성된 작품이 계속 논란에 휘말려 빛을 보지 못하는 상황에 대한 답답함을 드러낸 것이다.
이처럼 배우들의 논란으로 인해 영화와 드라마 개봉이 좌초되는 일이 반복되면서, 업계에서는 “감독들도 ‘미운 배우들’ 때문에 마음고생이 심하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감독이나 스태프들이 배우의 사생활 문제까지 예상하고 대비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한 명의 논란이 작품은 물론 함께 작업한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는 구조는 영화계 전체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작품이 빛을 보지 못하고 표류하는 현실은 관객들뿐 아니라 영화계 전체에 큰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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