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로 대박났지만…'사업꾼' 이정재에 혀 내두른 까닭 [김소연의 엔터비즈]
"사업꾼 마인드"
배우 이정재가 그를 글로벌 스타로 만든 '오징어 게임' 공개를 앞두고 사업가로도 더욱 적극적인 행보를 예고했다.
오는 12월 26일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2(이하 '오징어 게임2')가 공개된다. '오징어 게임'은 456억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에 참가한 사람들이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극한의 게임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담아 넷플릭스 역대 흥행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시즌2에서는 복수를 다짐하고 다시 돌아와 게임에 참가하는 기훈과 그를 맞이하는 프론트맨의 치열한 대결과 다시 시작되는 게임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재는 '오징어 게임' 주인공 기훈 역을 맡으며 국내뿐 아니라 2022년 미국 배우조합상, 인디펜던트 스피릿 어워드, 크리틱스 초이스, 에미상 등 세계적인 시상식에서 TV드라마 시리즈부문 남우주연상을 휩쓸었다.
배우로서 국내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오른 이정재는 사업가로서도 다른 배우들과 차별화된 모습을 보인다. 매니지먼트사를 운영하고, 제작에도 도전하는 배우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돋보이는 활약을 하고 있다는 평이다. 시끄러웠던 래몽래인과의 내홍도 승리로 이끌면서 '사업가 이정재'의 행보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정재는 배우로 활동하게 소소하게 투자 활동을 해왔지만, 그가 사업가로서 두각이 드러나기 시작한 건 동료배우 이정재와 소속사 아티스트컴퍼니를 론칭하면서다. 아티스트컴퍼니에는 배우 안성기, 이정재, 정우성, 염정아, 박해진, 임지연 등이 소속된 배우 전문 매니지먼트사다. 넷플릭스 시리즈 '고요의 바다', ENA 드라마 '사랑한다고 말해줘', 영화 '헌트' 등을 제작하기도 했다.
승승장구하던 사업가 이정재는 올해 드라마 제작사 래몽래인을 인수한 후 암초를 만나기도 했다. 래몽래인은 KBS 2TV '성균관 스캔들', JTBC '재벌집 막내아들', tvN '마에스트라' 등을 제작한 곳이다.
이정재는 지난해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플랫폼 사업을 기반으로 한 코스닥 상장사 와이더플래닛의 대주주가 됐다. 이후 와이더플래닛 사명을 아티스트유나이티드로 교체했고, 이 회사를 통해 래몽래인의 최대 주주가 됐다.
하지만 아티스트유나이티드가 래몽래인을 통해 또 다른 드라마 제작사 초록뱀 인수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김동래 대표와 법적 분쟁이 불거졌다. 김 대표 측은 "아티스트유나이티드가 투자 전 논의했던 것과 달리 래몽래인의 자금을 이용해 거래정지 상태인 엔터테인먼트 상장사를 인수하기 위한 작업을 하게 됐다는 얘기를 듣게 됐다"며 "저를 포함한 현 래몽래인 경영진은 회사의 본업에서 벗어나는 상장사 인수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아티스트유나이티드에)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이정재 배우가 지금껏 단 한 번도 회사를 방문하지 않았고 경영에 관한 어떤 비전도 제시한 바 없다"고 덧붙였다.
아티스트유나이티드 측은 "김 대표가 일신상의 이유로 회사를 매각하고 떠나기로 하고 래몽래인을 인수해달라고 요청했는데, 계약 후 돌변해 계속 경영하겠다고 통보해왔다"며 "김 대표가 언급한 상장사 인수 검토는 래몽래인이 컨소시엄 구성원으로서 인수 의향서를 제출한 것에 불과하고, 래몽래인의 자금 사용 여부나 규모가 확정되지 않았으며, 5월 중순께 래몽래인이 컨소시엄 구성원에서 제외됐다"고 반박했다.
이후 양측은 첨예한 입장차를 보이며 법적 분쟁을 이어갔지만, 지난달 31일 래몽래인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이정재와 그의 아티스트유나이티드는 최종 승리하면서 래몽래인 경영권을 갖고, 회사 사명도 아티스트스튜디오로 변경했다.
이후 소속사 아티스트컴퍼니와 아티스트유나이티드의 합병 계약을 체결했고, 이들은 "매니지먼트, 제작, 커머스를 아우르는 글로벌 종합 엔터테인먼트사로 발돋움할 계획"이라며 "아티스트유나이티드와의 합병으로 국내외 시장에서 다양한 도전을 통해 유의미한 성과를 달성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건강한 업계 문화를 조성해 K-콘텐츠를 대표하는 종합 엔터테인먼트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포부를 드러냈다.
'오징어 게임2' 공개를 앞두고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정재지만 사업가로서도 정체성도 잊지 않고 있다는 평이다. 한 관계자는 "이정재가 드라마 제작을 위해 직접 연출자와 작가를 만나고 있다"며 "이정재를 만나는 사람마다 '마인드가 사업꾼'이라는 말을 하더라"라고 했다.
또 다른 제작사 관계자도 "아티스트컴퍼니는 배우가 운영하는 회사 중 가장 성공한 회사이고, 이정재 본인도 배우에서 제작자, 감독까지 영역을 넓히며 인정받고 있다"며 "신인 감독 이정재가 연출한 '헌트'는 한국에서 배우로 연출한 감독 중 가장 훌륭한 평가를 받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내외 스타 배우이자 글로벌 프로듀서로서 자신의 지위를 활용해 제작자로서 어떤 위치를 잡을지는 앞으로 귀추가 주목된다"고 덧붙였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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