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타임라인서 발견한 아내 불륜...이혼소송은?[양친소]

백주아 2024. 11. 9.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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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소영 변호사의 친절한 상담소]

[양소영 법무법인 숭인 대표 변호사 (한국여성변호사회 부회장)·안미현 법무법인 숭인 대표 변호사]

양소영 법무법인 숭인 대표 변호사. △24년 가사변호사 △한국여성변호사회 부회장 △사단법인 칸나희망서포터즈 대표 △전 대한변협 공보이사 △‘인생은 초콜릿’ 에세이, ‘상속을 잘 해야 집안이 산다’ 저자 △YTN 라디오 ‘양소영변호사의 상담소’ 진행 △EBS 라디오 ‘양소영의 오천만의 변호인’ 진행 △MBN 한 번쯤 이혼할 결심, KBS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출연
결혼 5년 차 아직 아이는 없습니다. 몇 달 전, 아내의 태블릿으로 영화를 보다 궁금한 내용이 있어 사이트를 둘러보다 우연히 구글 타임라인을 보게 되었습니다. 일주일 전 친구들을 만난다고 하곤 연락이 되지 않아 걱정한 날이 있었는데. 회사 근처 모텔에 있었더군요. 알고보니 우연히 전 남자친구를 만났고 계속 관계를 유지했던 겁니다.

아내는 어쩔 수 없이 사실을 인정 했지만 잘못했다는 말 한 마디 없이 “못 살겠으면 이혼하자”며 큰 소리를 냈죠. 저도 참을 수 없었습니다. “내가 산 집이니 너가 나가”라 했더니 그날로 아내는 친정으로 갔습니다.

그날 저는 양가 부모님께 아내가 바람을 펴 못살겠다는 장문의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아내가 짐 때문에 연락해 오는 것도 싫어 처가댁으로 아내의 큰 짐을 보내고, 아내의 직장으로도 몇 박스의 짐을 보냈습니다.

아내는 문자로 욕설을 퍼부으면서 “ 짐을 왜 함부로 보내냐, 부모님이 문자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 직장에서도 사람들이 수근거린다”며 저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제가 자신을 집에서 쫓아냈으니 저보고 유책배우자라고 합니다.

아내와의 질긴 인연 이제는 끝내야겠습니다. 양가 부모님께 이혼 이유를 알리고 아내 짐을 챙겨서 보낸 게 처벌 대상이 되나요? 저희의 이혼소송은 어떻게 될까요?

- ‘부정행위를 저지른 아내 vs 아내를 내쫓은 남편’ 누가 유책배우자일까요?

△재판상 이혼사유가 인정되더라도 혼인 파탄의 주된 책임이 있는 배우자는 원칙적으로 그 파탄을 사유로 하여 이혼을 청구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법원은 부부 모두에게 잘못이 있더라도 그 중 누가 파탄의 근본적인 원인을 제공했는지를 살펴서 유책 여부를 판단합니다.

사연에서 남편이 아내를 집에서 내쫓은 것이 부부 간 동거의무를 위반한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이러한 남편의 행동은 아내의 잘못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사연의 아내는 부정행위라는 잘못을 저지르고도 사과는커녕 남편을 자극하고 남편에게 이혼을 요구하여 별거의 근본적인 원인을 제공했습니다. 즉, 사연의 남편과 아내가 별거와 이혼에 이르게 된 주된 책임은 부부 간 정조의무에 충실하지 않고 부정행위를 저지른 아내에게 있으므로, 아내가 유책배우자가 됩니다.

- 부모님께 아내의 잘못을 알리고, 아내의 회사로 짐을 보낸 남편의 행동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나요?

△부부 중 어느 일방이 이혼사유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였더라도 그 행위가 혼인관계 파탄 이후에 이뤄졌다면, 그 배우자는 유책배우자가 될 수 없습니다. 그 배우자의 행동이 원인이 되어, 혼인관계가 파탄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사연에서도 남편의 행동으로 인해 아내가 다시 가정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사라진 것은 맞지만, 남편의 행동은 아내의 이혼 요구 및 별거 상황이 초래된 이후에 이뤄졌습니다. 즉, 남편의 행동 때문에 아내와 남편이 이혼하게 된 것이 아니라, 아내가 부정행위를 저지르고도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도리어 남편에게 이혼을 요구하면서 남편과 아내가 이혼하게 된 것이므로, 남편의 행동과 혼인 파탄과는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없고, 남편을 유책배우자라고 볼 수도 없습니다.

-유책배우자인 아내의 이혼소송은 과연 인용될 수 있을까요?

△사연을 보면 아내뿐 아니라 남편도 이혼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유책배우자인 아내의 이혼소송이 인용되려면, 아내가 부정행위를 저지르기 전 이미 혼인관계가 파탄되었다거나, 남편에게 아내와 대등한 정도의 잘못이 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어야 하지만 사연만으로는 알 수 없습니다.

법원은 어느 일방의 부정행위에도 불구하고 그 유책배우자에 대한 분노가 지나쳐 가혹할 정도로 폭행과 학대 행위를 저질렀던 경우, 부정행위를 저지른 배우자를 끊임없이 추궁, 감시하고 폭언이나 물리력을 행사한 경우, 유책배우자를 용서하고 혼인생활을 지속하기로 하였으나 상대방에 대한 비난을 반복하며 혼인관계 회복 및 유지를 위한 어떠한 노력도 기울이지 않았던 경우 등을 쌍방의 파탄 책임이 동등한 것으로 보았습니다.

- 부모님에게 아내 잘못을 알리고, 회사에 짐을 보내는 행동이 명예훼손이 되진 않을까요?

△명예훼손이 성립 되려면 사실관계를 적시해야 되고 그 사실관계가 널리 퍼질 수 있는 공연성이 충족이 돼야 됩니다. 그런데 회사로 짐을 보낸 행동은 사실관계를 적시하는 행위 자체가 없고, 양가 부모님께 아내의 잘못을 문자로 적어서 전송한 행위는 가족에 관한 일로 비밀의 보장이 높은 정도로 기대되기 때문에 공연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남편이 명예훼손죄로 처벌될 가능성은 크지 않습니다.

그러나 만약, 남편이 아내의 짐을 회사로 보내면서 택배 박스에 모욕적인 언사를 기재하였다면, 이 경우에는 모욕죄 등이 성립될 수도 있습니다.

- 사연자는 상간자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있겠죠?

△증거만 확실하다면 소송을 진행하는데 무리는 없을 것 같습니다. 주의할 점은 상간자가 아내가 배우자 있는 사람인 줄 알면서 부정행위를 저질렀는지에 대한 입증입니다. 이 부분이 입증되지 않으면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패소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법률상담을 통해 증거수집 단계에서부터 신중히 대비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자세한 상담내용은 유튜브 ‘양담소’에서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다.

※이데일리는 양소영 변호사의 생활 법률 관련 상담 기사를 연재합니다. 독자들이 일상생활에서 겪는 법률 분야 고충이나 궁금한 점이 있다면 사연을 보내주세요. 기사를 통해 답해 드리겠습니다.

백주아 (juabae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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