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의 차' 픽업트럭의 시대…'新시장' 도전장 낸 차는[이車어때]

이다원 2024. 11. 9.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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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한 승차감·강력한 주행성능
긴 거리 짐 싣고 달리기에 적합
미국서 인기지만 한국서는 '그닥'
KGM 압도 시장에 기아 도전장
전기 픽업도 인기…VW, EREV로 '돌파'

[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여유로운 적재공간과 험로를 거침 없이 주파하는 주행 능력, 강력한 견인 능력까지 갖춘 ‘낭만’을 갖춘 트럭이 있습니다. 바로 픽업트럭입니다.

더 기아 타스만 원 모어 라운드 시리즈 영상 티저.(사진=기아)
픽업트럭은 트럭임에도 화물차와 달리 스포츠유틸리티차(SUV)에 가까운 정체성을 가진 차입니다. 따라서 적재량만큼이나 승차감, 주행 성능 등에 더욱 집중해 만들어졌습니다. 적재 공간 문이 뒷쪽 한 면으로만 열리는 것도 특징입니다. 차체와 적재공간을 통일해 더욱 안정감 있는 디자인을 구현한 것이죠.

비포장도로가 많고 도로 주행 시간 및 거리가 긴 데다, 오프라인 유통망이 발달한 미국, 호주, 중동아시아 등에서 픽업트럭이 인기를 얻는 이유입니다. 달릴 때 편안하고, 짐도 많이 실을 수 있는 데다, 쉬는 날에는 오프로드 주행도 마음껏 즐길 수 있으니 ‘일석삼조’인 셈이죠.

전 세계 최대 픽업트럭 시장은 뭐니뭐니해도 미국입니다. 차급에 따라 △콤팩트(소형) △미드사이즈(중형) △풀사이즈(대형) △헤비 듀티(초대형) 등으로 구분되는 픽업트럭 시장에서 수많은 브랜드가 경쟁하고 있는데요.

미국 카앤드드라이버에 따르면 올해 ‘베스트 픽업’ 부문에서는 미드사이즈 트럭 중에서는 토요타 타코마와 포드 레인저, GM 쉐보레 콜로라도 등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고, 풀사이즈 트럭 사이에서는 램 1500과 포드 F-150, GMC 시에라, 쉐보레 실버라도 등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조선의 픽업’ 살펴보니…KGM ‘선두’

한국은 상대적으로 픽업트럭 불모지입니다. 한국 완성차 브랜드 중 픽업트럭을 만드는 브랜드는 현대차(005380)와 KG모빌리티(003620) 두 곳인데, 일단 현대차는 미국 특화 모델인 콤팩트 사이즈 픽업트럭 ‘싼타크루즈’를 현지에서만 공급하고 있고요.

렉스턴스포츠&칸 블랙엣지.(사진=KG모빌리티)
그나마 KG모빌리티가 렉스턴을 기반으로 만든 중형 픽업트럭 ‘렉스턴 스포츠&칸’을 국내 시장에 출시, 사실상 국산 픽업 시장을 장악해 왔습니다. 작년 기준 점유율 82%를 차지했다고 하네요.

렉스턴 스포츠&칸은 생각보다 탄탄한 마니아층을 갖춘 차입니다. 지난해 2차 부분변경 모델 ‘렉스턴 스포츠&칸 쿨멘’으로 등장하며 새 얼굴로 등장했는데, 묵직하면서도 강인한 인상을 강화해 인기를 끌었습니다. 최근 KG모빌리티는 렉스턴 스포츠&칸에 블랙 특화 디자인과 커스터마이징 사양으로 구성한 ‘블랙 엣지 패키지’를 선보이며 강한 개성을 살리고자 하는 고객의 수요를 저격하기도 했죠.

렉스턴 스포츠 칸 쿨멘 (사진=KG 모빌리티)
업계는 국내에서 픽업트럭 수요가 이처럼 낮은 이유로 ‘없어서’를 들고 있습니다. 한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지금 국내 시장에 팔고 있는 픽업이라고 해봤자 KGM 렉스턴 스포츠&칸, 또 GM의 콜로라도 정도”라며 “화물차인 봉고나 포터가 트럭 시장을 장악한 상태에서 오프로드를 즐기는 수요가 다 스포츠유틸리티차(SUV)만 찾고 있다”고 지적했죠.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린 ‘2024 제다 국제 모터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된 기아의 브랜드 첫 픽업트럭 ‘더 기아 타스만’. (사진=기아)
이에 빈 틈을 파고든 브랜드가 있습니다. 바로 기아(000270)입니다. 기아는 지난 29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2024 제다 국제 모터쇼’에서 브랜드 첫 픽업트럭 ‘더 기아 타스만’을 세계 최초 공개했습니다.

타스만은 내년 상반기 국내에 먼저 출시됩니다. 이어 호주, 중동, 아프리카 등 글로벌 시장에 순차적으로 등장할 계획입니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국내 출시 가격에 대해 “새로운 플랫폼이고 신차이다 보니 일반 소비자가 대형 SUV와 고민해서 살 수 있을 정도의 가격을 내려고 고민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린 ‘2024 제다 국제 모터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된 기아의 브랜드 첫 픽업트럭 ‘더 기아 타스만’의 오프로드 전용 모델 ‘타스만 X-Pro’. (사진=기아)
전동화 바람에…낭만 살린 EREV 픽업도 뜬다

요새 전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전동화 바람이 픽업트럭 시장을 빗겨가지 않았겠죠. 전기 픽업트럭 시장 역시 개화했는데, 반응이 썩 좋지는 않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험로를 장시간 달려야 하는 트럭 특성 상, 무거운 배터리를 달고 달리기 쉽지 않아서겠죠.

그래도 새로운 시도가 다양하게 등장하기도 하는데, 테슬라 사이버트럭만 해도 정체성을 픽업트럭으로 잡았으니까요. 그런데 지금 소개할 차는 다른 차입니다. 바로 ‘스카우트 모터스’가 공개한 신규 전기 픽업 ‘테라’ 콘셉트 입니다.

스카우트 모터스 전기 픽업트럭 ‘테라’ 전면부. (사진=스카우트 모터스)
스카우트 모터스 전기 픽업트럭 ‘테라’ 후면부. (사진=스카우트 모터스)
스카우트 모터스는 지난 1960년대 미국의 픽업트럭 브랜드를 되살린 것으로, 그때 그 감성을 전기차로 재구현한 것이 특징입니다. 정면에서 봤을 때 살짝 측면에 위치한 로고, 클래식한 직사각형 디자인, 30cm 이상의 지상고와 4535kg에 당하는 견인 능력까지.

전기차뿐만 아니라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 동력계(파워트레인)까지 갖춰, 긴 거리도 거뜬하게 달릴 수 있는 점이 더욱 인상적입니다.

스카우트 모터스 전기 픽업트럭 ‘테라’ 전면부. (사진=스카우트 모터스)
픽업트럭의 정수를 전기차로 재현한 셈이죠. 이 스카우트 모터스는 바로 폭스바겐 그룹 산하 브랜드로, 미국에 맞게 현지 생산에 나선다고 합니다. 다만 출시 시점이 좀 아쉽습니다. 스카우트 모터스는 이 차를 2027년 출시하겠다고 했습니다.
지난해 3월 30일 경기도 일산시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2023 서울모빌리티쇼’에서 KG모빌리티가 공개한 픽업트럭 디자인 콘셉트 모델 O100 앞에 관람객이 모여 있다. (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전기 픽업트럭, 우리나라도 나옵니다. KGM이 만든 전기 SUV ‘토레스’를 기반으로 한 전기 픽업 ‘O100(콘셉트)’가 있습니다. 출시 시점은 일단 내년께로 예상되고, 세부 시점은 조율 중이라고 하네요.

낭만의 차, 픽업트럭. 한국에서 주춤했던 그 인기가 신차 효과로 반등할 수 있을지 기대해 봅니다.

이다원 (dan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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