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넘게 '콜록'···“단순 감기 아닐수도” 전문가 경고[건강 팁]
찬 공기·향수·밀폐공간 등서 유발
8주 이상 지속땐 자연 치유 안돼
신경회로 과민성일땐 병으로 간주
기침은 유해물질이 기도와 폐로 들어와서 폐렴을 일으키는 것을 방지하고 폐와 기관지에 존재하는 해로운 물질을 제거하는 우리 몸의 필수적인 방어 작용이다. 동시에 여러 질병의 신호일 수 있다. 만성기침 자체가 하나의 질환인 경우도 있다. 기침의 지속기간은 감별 진단에 중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현재 의학에서는 3주 이내의 기침을 급성기침, 3주에서 8주 사이의 기침을 아급성기침, 그리고 8주 이상 지속되는 기침을 만성기침으로 분류한다. 급성기침의 가장 흔한 원인은 감기다. 이 경우 자연 호전될 확률이 높다. 그에 반해 만성기침은 저절로 낫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원인을 찾아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성기침은 전 세계 성인의 약 10%가 경험할 정도로 흔한 문제다. 우리나라에서도 3~5% 정도의 유병률을 보이며 65세 이상 고령층에서 발생률이 높다. 인구 고령화가 가속화됨에 따라 만성기침을 앓는 사람도 더욱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만성기침은 환자의 삶의 질을 크게 저하시킬 뿐만 아니라 다양한 신체·정신·사회적 문제를 초래한다. 특히 기침이 감염병으로 오해받는 경향으로 인해 만성기침 환자들은 대인관계에서 고립되거나 사회생활에 지장을 받기 쉽다.
기침 과민성은 만성기침의 가장 중요한 특징이다. 찬 공기, 향수, 밀폐된 공간, 운동, 말하기 등 일상적이지만 해롭지 않은 자극과 상황에서 기침이 유발되는 것을 말한다. 만성기침의 치료는 기침 과민성을 유발하는 요인을 찾아 해결하는 데 중점을 둔다. 일차적으로 흉부엑스레이·폐기능검사·알레르기염증검사 등을 시행하면 비교적 용이하게 진단과 치료가 가능한 폐질환과 기도질환을 확인할 수 있다. 이후 기침의 양상·빈도·지속기간·악화인자·동반 증상 등에 대한 병력을 조사해 기침의 원인질환을 추정하고 치료계획을 세운다.
만성기침의 3대 원인 질환은 상기도질환, 기관지천식, 위식도역류 등으로 알려져 있다. 비염, 부비동염 등 상기도질환은 비교적 유병기간이 짧은 기침 환자에서 많다. 감기 후 증상이 악화되고 콧물, 코막힘, 후비루, 목의 이물감 등 증상이 동반되는 경향을 보인다. 이런 경우 항히스타민제, 스테로이드 스프레이 같은 약물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식염수를 이용해 비강을 세척하거나 호흡기가 급격한 온도변화에 노출되지 않도록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도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기침을 줄이기 위한 행동요법 |
·기침 유발 자극이 무엇인지 정리해본다. ·목에서 기침 충동이 시작될 때 ①물을 마시거나 ②침을 삼키거나 ③사탕을 먹거나 ④ 다른 곳으로 신경을 분산시킨다. ·평소 호흡할 때 목에 긴장을 완화할 수 있도록 복식호흡을 연습한다. ·목 위생 관리는 ①카페인, 알코올 섭취를 줄이고 ②물을 자주 마시고 ③가습기를 사용하고 ④ 맹물로 목을 가글한다. |
천식도 만성기침의 대표적인 원인이다. 만성기침과 함께 호흡곤란, 쌕쌕거림 등 전형적인 천식 증상이 동반되면 폐기능 검사, 기관지 유발시험 등이 진단에 유용하다. 하지만 호흡곤란이나 쌕쌕거림 없이 기침만 나타나는 기침형 천식도 흔하므로 호산구검사·호기산화질소측정검사 등 알레르기 기도염증에 대한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천식성 기침은 진단과 치료법이 잘 확립되어 있는 편이다. 흡입형 스테로이드, 기관지 확장제, 항류코트리엔제 등의 약물치료가 증상 완화에 효과적이다.
소화기질환도 만성기침의 원인질환 중 하나다. 위식도 역류성질환은 위에서 식도로 위산, 소화액 등과 함께 역류한 음식물이 식도와 후두를 자극해 기침을 유발한다. 속쓰림, 화끈거림 등의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 위산억제제 치료가 도움될 수 있다. 식사를 포함한 생활습관 교정도 필수적이다. 식후 바로 눕지 않기, 야식과 과식 줄이기, 공복에 커피 마시지 않기 등이 치료와 재발 예방에 도움이 된다. 이외에도 안지오텐신전환효소억제제 복용,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간질성폐질환, 수면무호흡증 등 만성기침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2~3가지의 원인 질환을 동시에 앓는 환자들도 종종 보게 된다. 이런 경우 다양한 원인을 함께 조절해야 기침이 정상화될 수 있다.
여러 검사를 진행해도 설명되지 않는 만성기침도 흔하다. 이러한 ‘난치성 만성 기침’은 기침 조절 신경회로의 과민성이 원인으로, 만성통증과 유사한 특징을 보인다. 기침 자체를 질환으로 간주하고, 진통제나 신경조절제 성분의 기침 조절 약물을 사용해 치료한다. 비약물적 치료로 기침 억제 기능을 회복시키는 행동요법을 병행하기도 한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을 겪으며 기침은 가까이하기 어려운 증상이 돼버렸다. 만성기침 환자들은 사회와 대인관계에서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다. 만성기침 치료의 핵심은 기침의 악순환을 멈추는 것이다. 악순환을 멈추기 위해서는 생활습관을 교정하고 필요한 약물치료를 집중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만성기침은 5년 이상 지속되는 질환이므로 생활습관 교정이 필수적이다. 또한 환자의 고통에 대한 가족, 친구, 동료들의 이해와 도움이 필요하다.
/안경진 의료전문기자 realglasses@sedaily.com 안경진 의료전문기자 realglasse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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