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50cm씩 자라는 해조류…먹지만 말고 종이로 활용을"

도쿄(일본)=김성진 기자 2024. 11. 9. 07: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목재보다 성장 속도가 월등히 빠른 해조류를 식재료로만 쓸 것이 아니라 종이의 원료로 더 적극적으로 쓰자는 학계의 제언이 나온다.

토시하루 이노메 츠쿠바 대학 생물자원 과학부 교수는 지난달 29일 본지 인터뷰에서 "해조류의 종이로서 활용 가치가 매우 크다"며 "현재로서 넘어야 할 부분은 '해조류를 먹어야지 왜 종이로 쓰느냐'는 시선인데 해조류는 먹고도 남는다"고 말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인터뷰]해조류 종이 개발자 토시하루 이노메 츠쿠바 대학 교수
종이로 활용 목소리..."석회가루만 뿌리면 된다"
韓 디지털 교과서 도입에는 "종이에 써야 외워지지 않나요?"
토시하루 이노메 츠쿠바 대학 교수. 그는 해조류를 식재료로만 쓸 것이 아니라 종이 원료로도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사진=김성진 기자

목재보다 성장 속도가 월등히 빠른 해조류를 식재료로만 쓸 것이 아니라 종이의 원료로 더 적극적으로 쓰자는 학계의 제언이 나온다.

토시하루 이노메 츠쿠바 대학 생물자원 과학부 교수는 지난달 29일 본지 인터뷰에서 "해조류의 종이로서 활용 가치가 매우 크다"며 "현재로서 넘어야 할 부분은 '해조류를 먹어야지 왜 종이로 쓰느냐'는 시선인데 해조류는 먹고도 남는다"고 말했다.

해조류에서도 종이의 원료가 되는 셀룰로오스를 추출할 수 있다. 이노메 교수는 오랜 연구 끝에 해조류 셀룰로오스로 종이의 물성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다만 문제는 종이처럼 희지 않고 투명하다는 점인데 이 부분은 탄산칼슘(석회가루)을 도포하거나 필러(충전재)를 채우면 간단히 해결된다고 한다. 탄산칼슘은 기존의 목재 종이에도 반발성, 내구성을 키우기 위해 도포하던 물질이다.

해조류는 목재보다 성장 속도가 빠르다. 하루에 50~60cm씩 자라는 종류도 있다. 최근 건강음료의 재료로 각광받는 '콤부'도 성장 속도가 매우 빠른 다시마과의 해조다. 일각에서는 해조류를 종이 소재로 사용하기 시작하면 수산생물의 서식처와 산란장이 부족해지고 바다 속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정화 기능이 떨어질 것이라 우려하지만 사용량을 적절히 관리만 하면 된다는 반론도 있다.

이노메 교수는 "식재료로 사용해도 모자라지 않을 정도로 해조류의 양이 많고, 서구사회에서는 해조류를 잡초로 여길 만큼 소비량이 많지 않기 때문에 종이 원료로서의 사용에 무리가 없다"고 강조한다.
"디지털 파일, 종이보다 안전하다고 확신하나"
이노메 교수는 본래 바닷물에 젖은 고서(古書)의 복원 기술 연구로 이름을 알린 인물이다. 2008년 쓰나미로 젖은 여러 고서가 복원되는 데 이노메 교수의 역할이 컸다.

'고서의 내용을 디지털 파일로 저장했다면 종이 고서를 굳이 복원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란 질문에 이노메 교수는 "디지털 파일은 한 번에 지워질 수 있지 않은가"라며 "종이 문서와 디지털 파일 모두 보관해야 한다고 본다"고 답했다.

이노메 교수는 종이의 사용량이 감소하기 때문에 포장재 등의 새 사용처를 꾸준히 발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노메 교수도 논밭 토양의 산도와 온도 측정기의 회로를 올려놓는 기판을 종이로 대체한 '종이 센서'를 개발했었다. 종이 센서는 측정을 마쳐도 회수할 필요 없이 그대로 두면 땅속에서 그대로 생분해된다.

그렇다고 종이가 기록물로서 역할이 줄지는 않았다고 봤다. 그는 한국에서 종이 교과서의 AI(인공지능) 디지털 교과서로 교체하는 데 대해 "종이를 쓰는 게 더 좋다고 본다"며 "종이 위에 직접 쓰고 그려야 내용이 외워지지 않나. 태블릿 PC 위에서 글씨가 미끄러지면 학습 효과가 떨어진다"고 말했다.

도쿄(일본)=김성진 기자 zk007@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