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배달·콜센터… 불안정 노동이 마주한 열악한 현실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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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돈벌이 방법이 없으니 그렇지, 가능만 하다면 당장 그만두고 싶어요. 새벽에 기껏 나가도 배달 물량을 많이 주지 않으면 그날은 얼마 벌지도 못하고 오기도 하고 어떤 날은 새벽 1시까지 기다려도 물량이 끝났다고 해서 그냥 다시 집으로 오는 수밖에 없지요. 다른 계획이라 그냥 하루하루를 사는 거예요.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어요."
지난 1년 반 동안 낮에는 프리랜서로 일하고 밤에는 새벽 배달노동을 해온 30대 청년은 "미래 계획 없이 하루살이처럼 살고 있다"며 이같이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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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노동자들/ 이승윤/ 문학동네/ 1만7000원
지난 1년 반 동안 낮에는 프리랜서로 일하고 밤에는 새벽 배달노동을 해온 30대 청년은 “미래 계획 없이 하루살이처럼 살고 있다”며 이같이 토로했다. 낮에 하는 일의 소득이 낮아서 생활비를 벌충하기 위해서 조금씩 새벽 배달노동을 시작했는데 점점 배달노동 수입 비중이 커지면서 이제는 배달노동자로서 만성피로를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새벽 배달노동자, 콜센터 노동자, 프리랜서, 소규모 사업장 노동자, 가짜 자영업자(종속적 자영업자), 하청 노동자, 유튜버, 각종 플랫폼 노동자…. 지난 몇십 년간 노동의 형태가 변하면서 ‘노동자 계급’이나 ‘프롤레타리아트’와 같은 전통적인 범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새로운 형태의 일과 노동자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불안정한 조건으로 일하는 사람, ‘프레카리아트’라는 용어도 생겨났다.
이들은 표면적으로 독립적인 자영업자나 프리랜서로 보이며, 자유롭고 창의적인 방식으로 노동하는 듯하지만 실상은 고용이 더 불안정하고, 임금은 더 적게 받으며, 일터는 더 위험한 경우가 많다. 고용 불안정과 소득 불규칙, 일터에서의 통제권 부재, 사회보장 접근권 제한 등 취약한 노동조건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 이들은 언제든 쉽게 쓰다 버릴 수 있는 일회용 노동력으로 취급받는다.
표준화된 노동과 달리 변화된 노동상을 ‘액화 노동’으로 개념화해 큰 주목을 받아온 사회복지학 교수인 저자는 책에서 최근 급증한 새벽 배달노동자, 산업재해 노동자, 가짜 자영업자, 청년 불안정 노동자 등 새 불안정 노동자들의 열악한 현실을 살펴보는 한편, 조사와 연구 과정에서 만난 다양한 윤리적, 방법적 딜레마들 역시 허심탄회하게 풀어낸다.
저자는 다양한 패자 집단들이 서로 연대한다면 정책과 제도 표류로 인한 불안정성에 맞서 강력한 목소리를 낼 수도 있을 것이라고 연대를 강조한다. 그의 지적처럼 고혈압과 우울증, 허리디스크, 위염 등 온갖 질병에도 쉬지 못하고 일해야 하는 노동자들이 지금도 계속 늘고 있다. 그들의 눈물도.
“우린 쉬어본 적이 없어요. 저도 마찬가지예요. 처자식이 있는데 어떻게 쉽니까. 저 혼자면 모르겠어요…. 아니 아버지가 돼 가지고 처자식이 당장 고등학생 대학생이 있고 집안에 생활비가 들어가는데… 약은 뭐 말할 필요도 없고요. 진통제는 매일 먹어요. 소염진통제를…. 980만원 썼더라고요. 수술 안 하고, 약값, 체외충격파, 그다음에 스테로이드….”
김용출 선임기자 kimgij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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