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나온 책] 인종은 피부색이 아니다 외
2024. 11. 9. 06:02
인종은 피부색이 아니다(스튜어트 홀, 코비나 머서 엮음, 임영호 옮김, 컬처룩, 2만원)=미디어·문화연구의 대표적인 이론가이자 영국 버밍엄 학파의 창시자인 스튜어트 홀이 1994년 하버드대 아프리카·아프리카계 미국인 연구소가 주최한 강연에서 말한 내용을 책으로 엮었다. 홀은 인종, 종족성, 민족 등의 전통적인 정체성 개념을 사회사적, 문화적 맥락에서 형성되는 물질적 실천이자 담론적 개념으로 파악한다. 이런 논의는 상당 부분 홀의 개인적 경험에 근거해 도출됐다. 그는 자메이카에서 태어나 영국식 교육을 받은 흑인 혼혈인으로서 영국에서 학자이자 사회운동가로 활동했다. 홀은 인종, 종족성, 민족 범주에 스며든 권력관계를 정교하게 해부하면서, 이 상식적 범주들이 어떻게 권력 구조와 얽혀 억압적 기능을 해왔는지, 왜 새로운 시각이 필요한지 보여 준다.
히타이트 제국의 역사(쓰모토 히데토시, 노경아 옮김, 더숲, 2만2000원)=최신의 사료와 연구를 바탕으로 히타이트 제국의 전반을 포괄적·체계적으로 설명하는 역사서이다. 히타이트는 기원전 17∼12세기 현재의 튀르키예와 시리아 지역을 지배하며 국제 질서를 이끌었던 고대국가다. 이집트와 아시리아와 함께 고대 오리엔트 세계의 3대 제국이자 패권국이었다. 인류 최초의 평화 조약을 체결하면서 뛰어난 외교력과 글로벌 리더십을 보여 주었으며, 고대 아나톨리아에서 탄생한 가장 오래되고 거대한 정치체제였다. 또 인도유럽어족의 가장 오래된 문자 기록과 거대한 신전 건축물, 고유의 법전까지 갖춘 문화제국이었다. 국내에는 히타이트를 다룬 서적이 단 세 권뿐이며, 그중 히타이트 역사를 다룬 책은 20여년 전에 출간된 단 한 권에 불과하다.
불온한 공익(류하경, 한겨레출판사, 2만원)=소수자, 약자와 함께 싸워온 변호사인 저자가 스쿨미투 정보공개 청구, 경비 노동자 갑질 사망 사건, 삼성 최초 노조 설립 투쟁 등 직접 변호를 맡았던 굵직한 갈등 사례를 통해 한국 사회에서 통용되는 ‘공익’ 개념을 톺아본다. 이를 통해 그동안 깊은 논의 없이 일종의 당위로서 강요돼 온 공익의 진짜 의미를 논의한다. 저자는 ‘공익’은 “사회적 약자의 사익 중 현재의 공동체 다수가 그 추구 행위를 허용하는 사익”일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 지배 세력이 볼 때 그 추구 행위가 위험하다고 판단되면 다수의 공익을 해치는 이기적인 사익이라 낙인찍는다고 꼬집는다. 장애인·아동·난민·성소수자의 사익이 그러하다는 것. 저자는 모든 사익이 공평하게 이야기될 수 있는 경기장을 넓혀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믿는다.
건강 수명 100세 습관(이가세 미치야, 김현정 옮김, 지식서가, 1만9800원)=일본 에히메대학 의학부속병원 항노화·예방의료센터장인 저자가 건강하게 오래 사는 비법을 소개한다. 노화 속도를 늦추면 100세를 넘겨 건강하게 장수할 수 있지만 대부분 그렇게 하지 못하는 이유는 대사증후군(메타볼릭 신드롬)에 걸리는 사람이 많기 때문. 책은 노화의 흐름을 막는 100가지 습관을 식사, 운동, 생활 습관, 뇌·정신 건강, 의료 등 5가지 분야로 나눠 제안한다. 우선 배부르기 전에 숟가락을 내려놓고 등푸른생선을 먹으라고 권한다. 운동으로는 균형력을 키우는 한 발 서기를 제안한다. 1분 한 발 서기를 하루 세 차례 실시하면 하루 50분 걷는 것과 비슷한 부하가 발목뼈에 가해질 정도로 운동 효율이 높다. 아울러 하루 최소 4000보를 걷고 가능하다면 8000보를 달성하도록 노력하라고 권한다. 꼼꼼한 양치질도 강하게 추천했다.
마왕은 살아 있다(지승호, 목선재, 1만9000원)=2014년 세상을 떠난 신해철의 10주기를 맞아 ‘마왕’을 사랑했던 이들을 인터뷰해 책으로 냈다. 인터뷰 대상자는 음악평론가 강헌, 소설가이자 에세이스트 정아은, ‘배철수의 음악캠프’ 작가 겸 음악평론가 배순탁, 신해철 밴드 넥스트의 심벌을 만든 디자이너 전상일, 크라잉넛의 한경록이다. 한경록은 “그 형(신해철)은 진짜 부싯돌 같은 사람이었다”며 “보니까 가만히 못 있는다. 진짜 로커 같은 사람은 삐딱한 시선이 있지 않냐. 자기가 사유도 많이 하고, 자기 주관과 안 맞으면 부딪치고 본다. 부싯돌처럼 세상과 부딪쳐 보고, 스파크를 팍팍 냈다”고 말했다. 저자가 고인과 진행한 가상 인터뷰도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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