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매일 1억개씩 쌓이는 금융 데이터로 수익 다각화 나선다

강정아 기자 2024. 11. 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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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가 영업이익의 10% 수준인 데이터 수익을 극대화하고자 본격적인 시스템 구축에 나선다.

거래소에는 매일 1억건 넘는 자본시장 관련 데이터가 쌓이는데, 이를 잘 활용하면 지나치게 높은 거래수수료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거래소 관계자는 "거래소에서 매일 1억건 이상의 데이터가 만들어지는데, 이를 활용하는 건 초기 단계 수준"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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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료 의존 높은데, 내년 출범하는 ATS와
저가 수수료 경쟁 불가피…수익 타격 우려
영업익의 10%인 데이터 사업 확대해 보완
데이터 거버넌스 컨설팅 용역 입찰 착수
日처럼 클라우드 기반 플랫폼 사업도 검토

한국거래소가 영업이익의 10% 수준인 데이터 수익을 극대화하고자 본격적인 시스템 구축에 나선다. 거래소에는 매일 1억건 넘는 자본시장 관련 데이터가 쌓이는데, 이를 잘 활용하면 지나치게 높은 거래수수료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내년에 저렴한 수수료를 앞세운 대체거래소(ATS)가 등장할 예정이라는 점도 한국거래소가 수익 다각화를 서두르는 배경으로 꼽힌다.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전경. /뉴스1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현재 데이터 거버넌스 체계 설계 컨설팅과 관련한 용역 입찰을 진행 중이다. 오는 12월 11일까지 제안서를 받고, 기술평가를 거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내년 1월 중 계약을 체결하고, 같은 해 2월부터 9월까지 컨설팅을 하는 일정이다.

데이터 거버넌스는 거래소 내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면서 규정, 조직 체계, 플랫폼 구축 등 데이터 활용에 필요한 제반 사항을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개념이다. 컨설팅 용역 업체는 거래소 내 데이터 현황을 전반적으로 분석한 뒤 거버넌스 조직·제도, 사업화 방안, 관련 시스템 구성안 등을 수립해 보고할 예정이다. 컨설팅 비용은 15억7000만원 규모다.

거래소가 이처럼 데이터 재정비에 나서는 건 이를 활용한 사업 기회가 무궁무진할 것으로 판단해서다. 지난해 거래소의 정보사업 부분 수입은 690억원으로, 전체 영업이익의 10.8% 수준이다. 그간 거래소 내부적으로 “엄청나게 쌓인 데이터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계속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거래소 관계자는 “거래소에서 매일 1억건 이상의 데이터가 만들어지는데, 이를 활용하는 건 초기 단계 수준”이라고 했다.

거래소 수입의 대부분은 수수료에서 나온다. 지난해 거래소의 영업이익은 6388억원이다. 이 중 거래수수료가 3826억원으로 60%에 달한다. 문제는 내년 3월 대체거래소(ATS)가 출범할 예정이란 점이다. 경쟁 관계라고 하기엔 두 기관의 덩치 차이가 크지만, ATS의 거래수수료가 한국거래소보다 20~40% 저렴할 예정인 만큼 거래소로선 수수료 수입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거래소가 미래 먹거리로 데이터 사업을 서둘러 점찍은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그간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며 다양한 금융 데이터를 쌓아둔 만큼 가장 안정적인 수익 확보가 가능한 사업 분야로 본 것이다. 향후 다양한 상품 개발에 인공지능(AI)이 제대로 쓰이기 위해서라도 고품질 데이터 확보는 필수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 역시 올해 5월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인덱스·데이터 등 성장성 있는 사업을 중심으로 비즈니스 본부를 신설해 신규 수익원 확보에 나서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후 거래소는 지난 9월 인덱스와 데이터 사업을 수행하는 전담 조직인 미래사업본부를 신설했다. 미래사업본부 내 데이터사업부가 데이터 거버넌스 구축을 맡는다.

거래소는 일본 사례를 참고해 클라우드 기반 데이터 사업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거래소(JPX)는 올해 2월 말 통합 데이터 서비스 플랫폼 ‘제이 레이크(J-LAKE)’ 구축을 발표했다. 해당 플랫폼은 아마존웹서비스(AWS)의 클라우드 인프라 위에 만들어지고, 내년 3월 말까지 출시할 예정이다. JPX의 데이터 관리·분석 기능을 중앙화하고, 금융기관·투자자·기업에 데이터를 유료로 제공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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