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부장님 MZ문화 배우세요"…2년차가 20년차 멘토링하는 '이 회사'[복지좋소]
입사 2년 미만 사원 모아 '주니어보드' 출범
주니어·시니어 함께 MZ식 문화 체험 즐긴다
KD라디오 통해 직원들 사연 소개…소통 확대
본사·지사·연구소 등 각 지역 맛집 지도 만들어
창립 50주년 앞두고 창의적인 조직문화 구축
연봉보다 근무시간, 인지도보다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일하고 싶은 기업’의 기준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회사를 선택하는 최우선 기준으로 ‘복지’를 꼽는 MZ세대도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스타트업에도 복지 좋은 곳이 많습니다. ‘복지좋소’(복지 좋은 중소기업)는 매주 토요일마다 이런 기업을 소개합니다.<편집자주>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경기도 평택시 서탄면에 위치한 13만 2000㎡(약 4만평) 규모의 공장. 점심시간이 되자 사내 전체에 라디오가 울려퍼진다. 전근 가는 팀장에게 전하는 감사 인사부터 대가족과 다녀온 베트남 여행을 자랑하는 사연까지. MZ세대 사원을 주축으로 소통의 장이 펼쳐지는 이곳은 글로벌 냉난방공조 기업 경동나비엔(009450)이다.
리버스 멘토링은 주니어 사원이 멘토가 되어 시니어 사원과 함께 ‘MZ 문화’를 체험하는 프로그램이다. 주니어 사원 2~3명이 모여 직접 시니어 멘티를 섭외했고 총 27개팀이 신청해 14팀이 멘토링을 진행했다. 모든 진행 비용은 회사에서 부담했으며 팀장은 물론 부문장과 본부장까지 프로그램에 참여할 정도로 열띤 반응을 얻었다.
각 팀은 향수 만들기 등 공방체험부터 연극 관람, 놀이공원 방문 등 다양한 체험을 했다. 우중 캠핑, 부산국제영화제 방문을 포함한 경상도 여행 등 자발적으로 1박2일간의 여행을 즐긴 팀도 있었다. 이른바 ‘공포의 MZ’와 ‘꼰대’라는 선입견을 깨고 ‘깐부’가 되는 시간을 가진 것이다.
주니어보드는 ‘흥인지문 게이트 플로깅’ 프로그램에도 임직원들과 함께 참가할 예정이다. 플로깅은 걷거나 달리며 쓰레기를 줍는 활동으로 ‘환경 보호’와 ‘지역 사회 공헌’이라는 두 가지 가치를 실천하고자 해당 프로그램들을 기획했다.
KD라디오와 경동미식회도 전 사원이 소통하는 창구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KD라디오는 주니어보드가 직접 라디오 DJ로 변신해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고 점심시간을 활용해 공장에 방송을 송출하는 방식이다. 방송은 총 4회로 진행되며 이미 ‘경동 내의 소중한 인연’과 ‘인생 여행지’를 주제로 두 차례의 방송을 진행했다. 각 사업장별 맛집을 추천하는 경동미식회를 열어 경동만의 맛집 지도도 완성했다.
주니어보드에 참여하고 있는 한 직원은 “주니어보드가 마치 금요일 같다”며 “일주일 중 가장 고대하는 금요일처럼 주니어보드가 바꿔나갈 새로운 문화가 기다려진다”고 전했다. 리버스 멘토링에 멘티로 참여한 한 직원은 “20년의 세대 차이를 극복하게 해준 활동”이라는 소감을 밝혔다.
경동나비엔은 조직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CA 회의체’도 출범했다. 변화 추진 리더를 뜻하는 ‘Change Agent’의 줄임말로 근속 3년 이상의 과장과 차장급 리더 21명으로 구성했다. 3개월간 매월 정기 회의체를 운영하며 400여건의 임직원 인터뷰와 워크샵을 진행했고 이를 바탕으로 경동만의 일하는 방식인 ‘KD Work way’를 도출했다. 경동나비엔은 이를 비전선포식에서 발표하며 혁신의 50년을 위한 의지를 다졌다.
경동나비엔 관계자는 “경동나비엔은 오는 2028년 창립 50주년을 앞두고 ‘글로벌 냉난방공조 기업’으로 나아가며 새로운 100년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기존의 딱딱했던 이미지를 벗고 유연하고 창의적인 조직문화를 구축하고자 한다. 주니어보드가 그 중심에 있을 것이며 새로운 변화의 물결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경은 (gold@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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