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수복·족쇄+힘들면 번지점프'… 중국, 유배길 걷기 황당 관광상품 출시

중국 한 도시가 고대 유배 경로를 따라가는 관광 상품을 내놓아 논란이 일고 있다./사진=SCMP

중국 한 도시 정부가 고대 유배 경로를 따라가는 관광 상품을 내놓아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8일(현지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북동부 헤이룽장성은 다음달부터 방문객에게 '닝구타 유배' 체험을 제공한다. 관광객은 목에 나무 수갑인 '칼'을 차고 족쇄가 달린 죄수복을 입고 고대 유배 경로를 걸아야 한다. 고대 감옥 경비원 복장을 한 스태프도 나와 관광객에게 몰입감을 더한다.

관광객은 절망에 빠져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죄인의 모습을 흉내 내기 위해 번지 점프 체험을 할 수도 있다. 헤이룽장성은 이 상품이 관광객증가는 물론 관광 수익 증가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헤이룽장성 남동쪽에 위치한 무단장 시에는 고대 군사 도시인 닝구타가 있다. 이곳은 청나라(1644~1911년)의 가장 유명한 유배지 중 하나다. 당시 150만명이 넘는 죄수들이 이곳으로 유배를 간 것으로 추정된다. 죄수들은 길고 힘든 여정을 거쳐야 했고 이 과정에서 많은 사망자가 나왔다. 또 이들 중 일부는 지역 관리의 노예가 되기도 했다. 닝구타가 유명해진 것은 중국 인기 드라마 '궁궐의 황후들'에 나오면서부터다.

망명 경로를 걷는 '죄수 체험' 비용과 총길이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직원들은 이 체험이 다음달 시작될 예정이며 여행 경로를 따라 겨울 스포츠 활동도 추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상품이 소개되자 온라인에서는 논쟁이 일고 있다. 일부는 "기대된다" "재미있겠다" "좋은 경험이 될 듯" 등과 같은 긍정적인 의견도 나타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비극의 장소를 관광 상품으로 개발하다니" "고통스러운 역사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등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박정은 기자 pje4545@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