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희 "트럼프, 직접 무역수지 들여다봐···美 일방적 조치에 대비해야"

세종=배상윤 기자 2024. 11. 9. 05:3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그때 당시에 그 사람들이 너무나도 무역수지 적자 숫자를 잘 알고 있었거든요. 무역적자가 늘어난 게 당연히 보일 겁니다. 일방적 조치의 대상이 되거나 요구를 할 가능성은 전혀 배제하지 못한다고 봐요."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7년 트럼프 행정부와 한미 FTA 재협상을 총괄했던 유명희(사진) 전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서울대 국제대학원 객원교수)은 8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수지 적자를 직접 본다"면서 "정상회담 때마다 무역수지 적자로 양자 관계가 정말 동등한지를 평가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역대 통상본부장 인터뷰]
■유명희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통상압력 일방 조치 언제든 가능
각개격파 딜 대비 협상팀 정비를
미국산 에너지 수입 확대도 방안
[서울경제]

“그때 당시에 그 사람들이 너무나도 무역수지 적자 숫자를 잘 알고 있었거든요. 무역적자가 늘어난 게 당연히 보일 겁니다. 일방적 조치의 대상이 되거나 요구를 할 가능성은 전혀 배제하지 못한다고 봐요.”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7년 트럼프 행정부와 한미 FTA 재협상을 총괄했던 유명희(사진) 전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서울대 국제대학원 객원교수)은 8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수지 적자를 직접 본다”면서 “정상회담 때마다 무역수지 적자로 양자 관계가 정말 동등한지를 평가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유 전 본부장이 2018년 한미 FTA 재협상을 할 때에만 해도 한국은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 순위가 14위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8위로 올라왔다. 유 전 본부장은 “우리가 현안 관리만 잘하고 하면 한미 FTA 재개정까지는 이제 안 갈 수 있다”면서도 “2기 트럼프 행정부에서도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봤을 때 WTO 규칙도 위반하고 한미FTA에도 위반되는 또 다른 일방적 조치는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통상 전문가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무역 적자를 이유로 한국에 통상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유 전 본부장도 대미 무역흑자를 줄이기 위한 무역 균형을 맞추는 방안도 조심스럽게 필요하다고 봤다. 블룸버그 통신은 4일 “트럼프 2기 정부가 들어서면 미국 정부는 무역 상대국들에 수지 개선을 요구할 가능성이 큰데 이 경우 한국 정부가 미국산 석유와 가스 구매를 늘리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유 전 본부장은 “가능한 범위 내에서 에너지를 어차피 다른 국가에서 수입해야 될 거라면 미국에서 수입 확대하는 방안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실제 그걸 검토했는지는 불확실하지만 그런 것도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행정부 2기를 맞이해서 협상 지연 작전은 통하지 않기에 협상팀을 재정비하고 협상을 대비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유 전 본부장은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면 정말 추구하고 싶은 거는 이제 협력이 아니라 철저한 협상의 시간이다”면서 “정말 조치부터 부과하고 시간도 안 주는데, 1~2달 내에 각개격파로 딜을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유 전 본부장은 불확실성을 대응하기 위한 체계를 구축하고 모든 가능한 경우의 수와 시나리오에 대한 대응을 계속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협상에서 한국에 대한 주목도를 떨어뜨리는 '로프로파일(Low Profile)’ 전략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무역수지 적자국인 중국, 멕시코 등이 많은 만큼 한미 통상 현안을 부각하지 않고 로키로 관망하는 것이 현재 우리가 가져가야 하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세종=배상윤 기자 prize_yun@sedaily.com

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