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백악관·의회·사법부 장악 가능성… 미국 사회 ‘우경화’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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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백악관뿐 아니라 의회와 사법부까지 모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가 장악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연방 상·하원을 석권할 기세인 공화당의 친(親)트럼프 성향이 더 강해진 데다, 보수 성향 판사로 채우면 되는 자리가 트럼프 집권 2기에 쏟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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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판사 임명 가능 공석도 4년간 쏟아져
입법·인사·예산·재판 독주 '가드레일' 형해화
미국 백악관뿐 아니라 의회와 사법부까지 모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가 장악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연방 상·하원을 석권할 기세인 공화당의 친(親)트럼프 성향이 더 강해진 데다, 보수 성향 판사로 채우면 되는 자리가 트럼프 집권 2기에 쏟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미국 사회 '우경화'가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측, 판사에게도 충성심 요구
5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치러진 선거는 대선만이 아니다. 전체 100석인 상원 의석의 3분의 1인 34석과 하원 전체 의석 435석을 새로 뽑는 투표도 같은 날 이뤄졌다. AP통신에 따르면 미국 동부시간 8일 오전 2시(한국시간 8일 오후 4시)까지 공화당은 소수당이던 상원에서 과반(51석)보다 2석 많은 53석을 확보, 민주당(친민주당 무소속 포함 45석)으로부터 다수당 자리를 탈환했다.
하원에서도 공화당 다수당 지위가 유지되는 분위기다. 이미 211석을 차지한 터라(민주당 199석) 개표 결과를 더 두고 봐야 하는 25석 중 7석만 더 챙기면 과반(218석)에 도달한다. 이미 공화당 내에서는 ‘레드 스위프’(red sweep·상징색이 빨강인 공화당의 대선과 상·하원 선거 싹쓸이) 기대감이 커진 상황이다.
트럼프 당선자의 집권 1기 때 ‘보수 6 대 진보 3’ 구도로 연방대법원이 재편된 사법부의 균형도 앞으로 4년간 더 무너질 조짐이다. 로이터통신은 7일 진보 법률 단체 미국헌법학회 분석을 인용해 트럼프 재임 기간 은퇴하는 판사 247명 중 공화당 정권이 임명한 사람은 116명에 불과하다고 보도했다. 보수 판사가 131명 늘어날 것이라는 의미다. 보수 법률 단체 ‘아티클3 프로젝트’의 창립자이자 트럼프 측근인 마이크 데이비스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에 “트럼프 임기 중 일자리를 구하려면 트럼프에 대한 충성심을 구체적으로 증명해야 한다”고 썼다.
무소불위 트럼프 시대 예고
올해 공화당의 선거 약진은 지난 4년간 오른쪽으로 이동한 미국 사회의 반영이라는 게 미국 언론들의 분석이다. 이번 선거 결과는 사회의 우경화를 더 촉진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당선자의 정책 의제는 기본적으로 보수적이다. ‘부자 감세’나 국경 통제 강화가 대표적이다. 2020년 재선에 실패한 뒤에도 트럼프 당선자의 당내 영향력은 줄지 않았다. 오히려 ‘마가’(MAGA·트럼프 캠페인 구호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로 통칭되는 열성 트럼프 지지자들이 당내 경선에서 원내 반(反)트럼프 세력을 솎아 냈다.
그런 공화당이 각각 고위 공무원 인준권과 정부 예산 법안 우선 심의권을 갖고 있는 상원과 하원을 통제할 경우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정책 입법과 요직 임명을 추진하고 예산 등을 확보하는 데 걸림돌이 없어진다. 특히 상원 우위는 트럼프 당선자의 연방대법관 임명을 더 수월하게 만들 수 있다. 이는 진보 세력이 추구하는 환경·금융 등 규제에 더 회의적이고 법과 어긋나는 트럼프표 정책에 면죄부를 주는 대법 판결로 이어질 것이라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트럼프의 전횡을 막을 ‘가드레일’(견제 장치)이 사라질 수도 있게 되는 셈이다.
워싱턴= 권경성 특파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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