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0원대 고환율’ 고착화 우려에… 금리인하 망설이는 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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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7일(현지 시간)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하면서 한국은행도 추가 금리 인하에 동참할지 시선이 쏠리고 있다.
미 연준이 예상대로 금리를 내리면서 한미 금리 차가 1.5%포인트로 좁혀지는 등 금리 인하 여건이 개선됐지만 '트럼프 재집권'에 따른 달러화 강세와 향후 통화정책 속도가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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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기준금리 내렸지만 한은 딜레마
‘트럼프 트레이드’로 환율 치솟아… 금리 낮추면 환율 더 오를 가능성
일각 “고관세로 수출 타격 받기 전… 금리 내려 내수 진작해야” 지적도
올해 3분기(7∼9월)는 한은 전망치(0.5%)의 5분의 1 토막에 불과한 0.1%의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경기 침체 징후가 심상치 않자 시장 안팎에선 금리 인하를 통한 경기 부양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소비자물가도 1%대로 떨어지는 등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가계부채 증가세도 다소 주춤한 모습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내세운 대규모 감세와 관세 인상 때문에 연준이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점도 한은의 금리 인하를 주저하게 만드는 요소다. 관세 등은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날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미 대선 결과를 두고 “통화 정책에 어떤 영향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했지만 “전망 변화에 따른 적절한 금리 인하 속도를 조정할 준비가 돼 있다”며 금리 인하 지연 가능성도 내비쳤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 연준이 트럼프 당선 이후 경제 상황이 어떻게 진행될지 상당 기간 관망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환율 변동성이 큰 가운데 한은이 금리를 낮출 경우 원화 가치가 더 떨어질 수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한은이 당분간 기준금리 동결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그동안은 가계부채가 한은의 금리 인하에 부담을 줬다면 환율이 새로운 변수로 등장했다”며 “가계 부채나 환율이 안정세를 찾았을 때 금리 인하를 시도할 텐데,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 정책으로 국내 수출이 타격받기 전에 금리를 내려서 내수 경기를 활성화하는 게 시급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추세상) 환율이 1400원을 넘는 현상을 막기는 어렵다”며 “한은에서 계획대로 금리를 인하해 수출 부진이 오기 전에 내수 반등 시점을 당길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편 8일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관계기관 24시간 합동 점검 체계를 금융·외환시장까지 확대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대외 불확실성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또 “시장 변동성이 지나치게 확대될 경우에는 상황별 대응 계획(컨틴전시 플랜)에 따라 적기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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