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수백 년 전 조상들이 사랑한 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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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때로는'일 뿐일까.
지금처럼 반려동물 1500만 시대는 아니지만 수백 년 전 조상들도 개에 대해 비슷하게 생각했던 것 같다.
저자는 반려동물이란 개념이 아직 없었고, 또 글을 남길 수 있는 지식층이 소수였음을 고려하면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개를 단순한 동물로 치부하지 않고 정과 사랑을 공유하는 대상으로 여겼을 거라고 말한다.
그리고 개만 사랑할 것이 아니라, 사람답지 못한 처신이 없는지 돌아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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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처럼 반려동물 1500만 시대는 아니지만 수백 년 전 조상들도 개에 대해 비슷하게 생각했던 것 같다. 국문학 교수인 저자가 옛 선인들의 저작을 통해 옛사람들의 개에 관한 생각을 들여다봤다. 개의 품성을 빗대 인간을 꾸짖은 대목이 많지만, 오늘날 우리가 반려동물을 대할 때 느끼는 감정도 상당수. 저자는 반려동물이란 개념이 아직 없었고, 또 글을 남길 수 있는 지식층이 소수였음을 고려하면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개를 단순한 동물로 치부하지 않고 정과 사랑을 공유하는 대상으로 여겼을 거라고 말한다.
‘경성 진고개 불복장리에 눈먼 아이가 있었는데, 부모가 모두 역병에 걸려 죽고 아이만 흰 개 한 마리와 같이 살았다. 아이가 개 꼬리를 잡고 길에 나가면 사람들이 밥을 주었는데 개는 먼저 혀를 대지 않았다. 아이가 목마르다고 하면 개가 인도하여 우물에 가서 물을 마시게 하고 다시 인도하여 돌아왔다.’(5장 ‘눈먼 아이의 반려견’ 중)
고려사에 소개된 작자 미상의 글에 나오는 이 개는 마치 지금의 장애인 안내견을 연상시킨다. 저자는 자신은 개를 좋아하지 않지만, 사람보다 나은 개를 위해 한 권의 책은 남길 필요는 있을 것 같다고 말한다. 그리고 개만 사랑할 것이 아니라, 사람답지 못한 처신이 없는지 돌아보길 권한다. 그 옛날 선조들이 글을 남긴 것도 같은 이유였을 것이다. ‘옛날 사람들은 어떻게 개를 대했을까’ 하는 호기심에 가벼운 마음으로 들었지만, 책장을 넘길수록 부끄러움을 느끼게 하는 책이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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