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때 캠프 데이비드 합의, 트럼프표 협력으로 이어가야”

고도예 기자 2024. 11. 9. 01:4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외교의 시대는 저물었고, 거래의 시대가 도래했다."

고명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하이브리드위협 연구센터장은 8일 공동학술회의에서 내년 1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등장하면서 나타날 핵심 변화를 이렇게 표현했다.

패트릭 크로닌 미 허드슨연구소 아시아태평양 안보 석좌는 "국방비 분담 논의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며 "미국 우선주의 관점에서 동맹국들에 부담을 늘리거나 압박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재집권]
‘트럼프 2기’ 외교안보 대응책… 화정평화재단-국가안보전략硏 공동 학술회의
외교 시대 저물고 거래의 시대… 돈 되는 파트너 인식 심어줘야
한미일 협력은 유용한 플랫폼… 트럼프 측에 메시지 전달 필요
동아일보 부설 화정평화재단과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이 8일 공동으로 개최한 학술회의 ‘2024년 미국 대선 결과와 역내 안보 환경 변화 전망’에서 연사들이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새로운 안보 정책에 관해 토론하고 있다. 왼쪽부터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 신경수 한미동맹재단 사무총장, 송승종 대전대 군사학과 특임교수,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하경석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연구위원, 메이슨 리치 한국외국어대 교수.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미국의 군사력에 한국이 무임승차하고 있다고 공공연히 밝혀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재집권하게 되면서 한국 안보에 미칠 위험이 현실화됐다.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트럼프가 취임하면 국내 배터리나 반도체 산업이 피해를 볼 것이란 우려도 크다. 동아일보 부설 화정평화재단(이사장 현인택)은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이사장 유성옥)과 8일 서울 용산구 한 호텔에서 ‘미국 대선 결과와 역내 안보환경 변화 전망’을 주제로 공동학술회의를 열었다.》

“외교의 시대는 저물었고, 거래의 시대가 도래했다.”

고명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하이브리드위협 연구센터장은 8일 공동학술회의에서 내년 1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등장하면서 나타날 핵심 변화를 이렇게 표현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동맹을 ‘가치공동체’가 아닌 ‘이익공동체’로 보는 특성이 분명한 만큼 우리 정부도 이를 감안해 한미동맹이 미국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외교 전략을 짜야 한다는 것. 회의 참석자들은 거래와 이익을 중시하는 트럼프의 성향을 잘 활용한다면 오히려 한국에 위기가 아닌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 “트럼프, 전략자산-연합훈련 비용 요구할 수도”

트럼프 당선인이 최근 한미가 합의한 2026∼2030년 주한미군 주둔 비용인 방위비분담특별협정을 백지화하고 재협상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참석자들의 공통된 인식이었다. 한국을 “머니머신(현금인출기)”이라고 부른 트럼프는 선거 기간에도 한미가 합의한 2026년 분담금의 9배 가까운 “연간 100억 달러를 지불하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패트릭 크로닌 미 허드슨연구소 아시아태평양 안보 석좌는 “국방비 분담 논의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며 “미국 우선주의 관점에서 동맹국들에 부담을 늘리거나 압박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트럼프가 방위비분담특별협정에 포함되지 않은 전략자산과 연합훈련 비용을 요구할 가능성도 크다”고 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첫 집권 때와 마찬가지로 자신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으면 주한미군 철수 카드를 꺼낼 가능성도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실제 주한미군 철수까지 감행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메이슨 리치 한국외국어대 교수는 “미 의회에선 주한미군에 대해 초당적 지지가 있고, (주한미군을 일정 규모 아래로 감축하지 못하도록 한) 국방수권법도 있다”고 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핵폐기가 아닌 ‘핵동결’을 대가로 대북 제재를 풀어주는 위험한 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김현욱 세종연구소 소장은 “트럼프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는 않겠지만 핵동결 대가로 제재를 완화해주는 과도한 인센티브를 줄 수 있다”며 “사실상 북핵 용인으로 갈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전쟁 종전 협상, 남중국해 문제에 집중한 뒤 후순위로 북핵 문제를 돌아볼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 ‘안보 무임승차자’ 인식을 ‘돈 되는 파트너’로 바꿔야

전문가들은 한국에 대한 트럼프의 인식을 ‘안보 무임승차자’에서 ‘돈이 되는 파트너’로 바꾸는 외교적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브루스 베넷 미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한국이 (한정된 국방 예산 안에서) 트럼프 요구대로 방위비 분담금으로 10억 달러를 낸다면 결국 10억 달러만큼 미국으로부터 무기 구매를 줄일 가능성이 크다”며 “이점을 잘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바이든 정부에서 캠프 데이비드 합의로 명문화된 한미일 삼각 협력에 대해 스콧 스나이더 미 한미경제연구소 소장은 “한미일 협력 제도화를 위한 캠프 데이비드 프로세스를 리브랜딩해야 한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레거시(유산)로 인식되는 한미일 협력을 ‘트럼프표 협력’으로 옷을 갈아입히는 ‘리브랜딩’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이신화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한미일이 중국에 대응하는 가장 유용한 플랫폼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면 좋을 것”이라고 했다.

학술회의 참석자 명단

◆개회사
현인택 화정평화재단 이사장(전 통일부 장관)

◆환영사
한석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원장

◆축사
김용현 국방부 장관(이병재 국토연구원 연구위원 대독)

◆기조연설
유성옥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이사장

◆패널토의1(사회: 이정훈 연세대 국제학대학원장)
▽토론자
△김현욱 세종연구소 소장
△이신화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고명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하이브리드위협연구센터장
△스콧 스나이더 미국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
△패트릭 크로닌 미 허드슨연구소 아시아태평양안보 석좌
△그레그 스칼라튜 미 북한인권위원회 회장

◆패널토의2(사회: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
▽토론자
△신경수 한미동맹재단 사무총장
△송승종 대전대 군사학과 특임교수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하경석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연구위원
△브루스 베넷 미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
△메이슨 리치 한국외국어대 교수

◆패널토의3(사회: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토론자
△권원순 한국외국어대 경제학부 교수
△장원준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이태규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윤정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