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킹 신고·접근금지 결정에도…구미서 30대男, 전 여친 살해

경찰서 내부에 설치된 경찰 상징물. 연합뉴스 자료 사진

피의자, 스토킹 가해자 교정 프로그램까지 이수하고 범행

스토킹 범죄 가해자로 경찰에 신고돼 전문 상담 기관에서 교정 프로그램을 이수하기도 한 남성이 끝내 전 여자친구를 살해했다.

경북 구미경찰서는 8일 흉기로 전 여자친구를 살해한 혐의(살인)로 A(34) 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이날 오후 구미시 한 아파트 복도에서 전 여자친구인 B(36) 씨와 B 씨 어머니에게 흉기를 휘둘러 B 씨를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B 씨 어머니와 말다툼하던 중 격분해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후 A 씨는 112상황실에 직접 신고했다. B 씨 어머니도 흉기에 다쳤으나 생명에 지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둘은 올해 초부터 약 4개월간 사귀다가 관계가 나빠진 것으로 드러났다. B 씨는 A 씨를 지난 7월부터 이달 초까지 스토킹 범죄 혐의로 3차례 신고했다. A 씨는 지난 8월부터 경찰에 불려 갔으며, 매주 1회씩 총 다섯차례 동안 스토킹 범죄 가해자 전문 상담 기관이 운영하는 교정 프로그램을 이수했다.

사건 발생 엿새 전 경찰은 피해자 B 씨에게 스토킹 피해자 보호 장비(미니 CCTV, 스마트 초인종, 문 열림 센서)를 제공하고 집 주변을 집중적으로 순찰하는 등 안전 조치를 강화했다. 앞서 A 씨는 피해자 주거지에서 100m 이내 접근금지 및 통신 금지 등 잠정조치 결정도 법원으로부터 받았다. 경찰은 A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노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