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시간 검찰 조사 받은 명태균, 추가 폭로엔 선그어

안대훈.김자명 2024. 11. 9. 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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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공천 개입 의혹’ 수사
‘윤석열 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이자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정치 브로커 명태균(54)씨가 8일 오전 창원지검에 출석했다. 지팡이를 짚고 변호인과 함께 출석한 명씨는 검찰청사에 들어가기 전 “국민 여러분께 저의 경솔한 언행으로 민망하고 부끄럽고 죄송하다”며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명씨는 그러면서도 ‘윤 대통령과의 마지막 통화는 언제였느냐’ ‘김건희 여사와는 어떻게 알게 됐느냐’ 등의 질문엔 “조사를 다 받고 제 의견을 말하겠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윤 대통령 부부의 음성이 담긴 녹음을 갖고 왔느냐’ 등 추가 폭로와 관련한 물음에도 “저는 폭로를 한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공천 대가로 돈을 받았느냐’는 질문엔 “이 사건은 돈의 흐름만 파악하면 금방 해결될 것”이라며 “저는 단돈 1원도 받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후 명씨는 이날 오후 6시쯤 8시간 동안 조사를 받고 나온 뒤 “뉴스토마토와 강혜경씨가 발생한 거짓의 산들이 (내가) 조사를 받으면서 하나씩 하나씩 무너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뉴스토마토와 강씨는 공천 개입 의혹을 처음 공개적으로 제기한 언론사와 제보자다. 명씨는 9일에도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윤석열 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가 8일 경남 창원지검에서 조사를 받고 나온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명씨의 법률 대리인인 김소연 변호사는 “(명씨가 윤 대통령 부부와) 식사도 하고 전화도 주고받았다”며 “(이 과정에서 명씨 같은) 일반 국민이 지역을 사랑하는 마음에 일꾼으로 열심히 일할 국회의원 후보를 추천하는 건 누구에게나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조사에서 명씨가 2022년 6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때 당선된 김영선 전 의원으로부터 25차례에 걸쳐 받은 9000여만원이 공천 대가성이었는지를 집중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의원 회계 책임자로 이 돈을 명씨에게 전달했다는 강씨는 지난달 국회 국정감사에서 “공천 대가”라고 주장했다.

강씨는 명씨가 지난 대선 때 윤 대통령에게 3억7000여만원 상당의 맞춤형 여론조사를 해준 대가로 김 전 의원의 공천을 받아왔다는 의혹도 제기해 왔다. 당시 여론조사를 진행한 미래한국연구소에서 일한 강씨는 여론조사 비용 중 일부를 대구·경북 지역 정치인 두 명에게 받아왔다고도 했다. 이와 관련, 검찰은 2022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들 지역 정치인 두 명이 미래한국연구소에 건넨 2억4000만원이 공천과 관련된 것인지도 살펴보고 있다.

이날 검찰의 명씨 조사는 지난 2월 이후 9개월 만이다. 지난 2월엔 검사가 없는 수사과에서 수사관들이 명씨를 조사했다. 이후 검찰은 늑장 수사 지적이 일자 최근 수사 검사를 5명에서 11명으로 늘린 뒤 김 전 의원과 강씨, 미래한국연구소 대표 김모(60)씨 등을 소환 조사했다.

창원=안대훈 기자 an.dae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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