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해상서 고등어잡이 어선 침몰…2명 숨지고 12명 실종

최충일.황희규 2024. 11. 9. 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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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전 제주 비양도 북서쪽 해상에서 129t급 어선 135금성호가 침몰해 해경이 수중에서 사고 어선의 그물을 수색하고 있다. [사진 제주해경]
제주 해상에서 27명이 탄 어선이 침몰해 2명이 숨지고 12명이 실종됐다. 구조 당국은 실종자를 찾기 위해 해수면에 이어 수중 수색에 돌입했다.

8일 제주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31분쯤 제주 비양도 북서쪽 약 22㎞ 해상에서 부산 선적 129t급 고등어잡이 선망어선(135금성호)이 침몰 중이라는 신고가 접수됐다. 출입항관리시스템에 따르면 금성호 승선원은 한국인 16명과 인도네시아인 11명 등 27명으로 파악됐다. 이 중 15명은 구조돼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심정지 상태로 구조된 한국인 선원 B씨(57)와C씨(54) 등 2명은 숨졌다. 실종자 12명 중 선장 등 10명은 한국인, 2명은 외국인으로 파악됐다. 금성호 선체는 완전히 침몰했다고 해경은 전했다.

사고 현장에선 해경 함정 23척과 해군 함정 3척, 관공선 4척, 민간 어선 13척 등 43척과 해경·군·경·소방 항공기 13대 등이 동원돼 사고 해역을 중심으로 실종자를 찾고 있다. 이날 오후 1시쯤엔 잠수사 27명을 투입해 첫 수중 수색도 시작했다. 정무원 제주해경 경비안전과장은 “수색 과정에서 침몰 위치와 어망이 선체와 연결된 것을 확인했다”며 “심해 잠수사와 수중 탐색 장비 등을 투입해 수중 수색을 진행함과 동시에 선체와 어망도 인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주원 기자
금성호는 고등어·삼치·정어리 등을 잡는 어선으로 지난 7일 오전 11시49분쯤 서귀포항에서 출항했다. 대형선망수협 등에 따르면 금성호는 운반선과 불을 밝히는 주등선·부등선 등과 함께 조업에 나섰다. 해경은 구조된 선원 진술 등을 토대로 금성호가 어획물을 운반선으로 옮겨 싣는 작업을 하던 중 갑작스럽게 전복돼 침몰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고 당시 조리장 등 2명은 선내에 있었고 나머지 승선원 대부분은 갑판에서 어획물 이적 작업을 하고 있어 구명조끼를 입고 있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생존자인 60대 선원은 “운반선에 어획물 1차 하역을 끝내고 다른 운반선이 들어오기 전에 그물을 들어 올리는 과정에서 배가 넘어갔다”고 말했다. 이어 “그물을 들어 올리는 과정에서 무게중심이 한쪽으로 쏠리면서 서서히 기울어졌고, 어느 순간이 되자 순식간에 넘어갔다”고 설명했다.

구조된 30대 선원은 “이태영(41) 항해사가 구명환 두 개를 던져 사다리에 오르게 하는 방식으로 선미 프로펠러 쪽에 매달린 선원 12명을 구조하는 등 필사적으로 구조에 나섰고, 구조를 마친 뒤 제일 마지막에 다른 선단선에 올랐다”고 전했다. 이 항해사는 해경에 구조된 이후 다시 바다로 나가 수색 작업에 참여했다. 소방당국은 “간단한 치료를 받은 이 항해사는 ‘내가 사고 해역과 관련해 상황을 가장 잘 알고 있는 만큼 적극적으로 동료 구조 작업을 돕겠다’며 다시 배를 타고 사고 해역으로 나갔다”고 밝혔다.

사고가 발생하자 윤석열 대통령은 “현장 가용 자원과 인력을 총동원해 인명 수색과 구조에 만전을 다하고 구조대원 안전에도 유의하라”고 지시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행정안전부·해양수산부·해양경찰청에 가용한 모든 함정과 주변 운항 중인 어선·상선·관공선 등을 동원해 신속한 인명 구조에 최선을 다하라는 긴급 지시를 내렸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신속한 대응과 수습을 위해 현장 상황 관리관을 급파했다.

노동 당국은 금성호 침몰 사고가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인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제주근로개선지도센터는 “금성호가 어민 고용 내용과 선박 안전 사항, 조업 전 조치 등을 살피며 안전 관련 법령을 준수했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주=최충일·황희규 기자 hwang.heeg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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