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캐즘’에도 잘나가는 중국차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이 계속되고 있지만, 중국 전기차 산업은 정부의 지원과 가격 경쟁력에 힘입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중국 내수 시장에서의 전기차 판매량은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6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에서도 성장세는 뚜렷하다. 중국산 전기차 수출은 지난해 120만3000대로 전년 대비 77.2% 증가했고, 올해는 150만대를 넘길 전망이다. 올해 상반기 해외 시장에서의 중국 전기차 판매량은 41만9946대로 전년 상반기 대비 33.9% 늘었다. 이 중 63.4%(26만6151대)가 유럽 시장에서 판매되는 등 선진국에서도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처럼 중국 전기차 산업이 계속해서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으로는 정부의 강력한 지원과 가격 경쟁력이 꼽힌다.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 원장은 “중국은 이미 2000년대 초반부터 전기차 위주로 자동차 시장을 육성했고, 내부적으로도 치열한 경쟁을 통해 생태계 다양성과 가격 우위를 확보했다”고 했다. 중국 정부는 2001년에 전기차·하이브리드 등 친환경 차량 육성 계획을 발표했고, 2010년부터 2022년까지 10년 이상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지급해 왔다. 기업들에 대해서도 법인세를 깎아주고 연구·개발 비용을 공제해주는 등 각종 지원을 계속했다.
핵심 소재와 부품을 중국 내에서 자체 생산하는 공급망 내재화를 통해 가격 경쟁력도 확보했다. 글로벌 1위 전기차 판매 업체 BYD(비야디)는 전력반도체·모터·전장부품 등 핵심 부품 전반을 직접 생산하고 있고, 배터리 역시 중국 CATL에 이어 전 세계 시장 점유율 2위를 차지하며 자체 공급한다. 비야디의 전기차 부품 자체 조달 비율은 75%로 테슬라(모델3 기준 46%) 등 경쟁사 대비 20%포인트 이상 앞서 있고, 전기차 판매 가격도 20% 이상 저렴하다.
중국 국내의 치열한 경쟁도 한몫을 했다. 세계 전기차 판매량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에선 500만원대 저가 차량부터 1억원 이상의 프리미엄 차량까지 300개 이상의 모델이 출혈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를 통해 확보한 가격 경쟁력과 기술력이 유럽 등 해외 시장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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