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색 드러낸 美 우선주의… 트럼프 “이민자 대량 추방”
재집권에 성공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선거 캠페인을 총괄했던 수지 와일스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7일 내정했다. 비서실장에 여성이 발탁된 건 미국 역사상 처음이다. 트럼프가 전문 관료들을 다수 발탁했던 지난 1기와 다르게 이번엔 와일스를 시작으로 ‘충성심’을 최우선으로 측근을 요직에 발탁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트럼프는 1기 집권 당시 비서실장들과 잇달아 불화를 겪은 바 있다. 인수위원회 소속인 트럼프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도 이날 인터뷰에서 “대통령(트럼프)보다 자신이 더 잘 안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대통령의 메시지를 정확히 실현할 수 있는 진짜 선수들을 기용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또한 대선 승리 후 첫 언론 인터뷰에서 최우선 국정 과제로 국경 강화를 꼽았다. 그는 이날 NBC방송 전화 인터뷰에서 취임 후 최우선 과제가 “국경을 강하고 강력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불법 이민자 추방에 대해선 “정말 선택의 여지가 없다”며 “(불법 이민자들이) 살인을 저지르고 있다. 또 마약왕들이 국가를 파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한 “우리는 (정상적 절차를 밟은) 사람들이 우리나라에 들어오기 원한다”며 “나는 ‘들어오면 안 돼’라고 말하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했다.
트럼프는 조 바이든 민주당 행정부 들어 폭증하는 불법 이민자 문제를 쟁점화하면서 ‘사상 최대 추방 작전’을 내세워 왔다. 이를 시작으로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최우선주의)’를 근간으로 하는 트럼프 2기 대내외 정책들이 차례로 모습을 드러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는 이날 인터뷰에서 자신이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꺾은 데 대해선 “이 나라에 상식을 가져오라는 명령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 주요 지지층이었던 히스패닉계나 아시아계 미국인 유권자들이 자신에게 많은 표를 던진 것을 언급하고 “민주당의 방향이 국민의 생각과 일치하지 않기 때문에 (지지층) 재편이 일어날 수 있다는 걸 깨닫기 시작했다”며 “경찰 예산을 삭감하는 등의 일을 해서 안 된다”고도 했다. 경찰권 과잉 행사로 흑인 범죄 용의자가 목숨을 잃은 일을 계기로 민주당 내부와 진보 진영 일각에서 경찰 예산을 삭감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카멀라 해리스도 이에 대해 한때 동조했던 것을 비판한 것이다.
트럼프는 또한 “대선에서 승리한 뒤 약 70명의 세계 정상과 통화했다”며 “아직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는 연락한 적이 없지만 우리는 통화할 것 같다”고 했다. 트럼프는 대선 내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단 하루 만에 끝내겠다고 공언해 왔다. 그는 선거 이후 해리스 및 바이든과의 통화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매우 좋은 통화를 나눴다. 양쪽 모두 매우 존중한다”고 했다. 트럼프는 또한 바이든과의 통화에서 “조만간 점심을 함께 먹자고 약속했다”고도 했다.
트럼프는 당분간 플로리다 마러라고 별장에 머물면서 조각 및 조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을 뒤집을 ‘트럼프 2기 정책’ 구상에 전념할 전망이다. 트럼프 당선인 인수위의 린다 맥마흔, 하워드 루트닉 공동위원장은 마러라고에 사무실을 차리고 트럼프와 수시로 소통하고 있다.
인수팀은 이달 말까지 부처 장관들 및 백악관 주요 보직 등에 대한 후보자 50여 명을 선발한다.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는 정부 주요 인사는 약 4000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1200여 명은 연방 상원의 인준이 필요하다.
트럼프는 내달 초부턴 이른바 ‘데이 원(Day 1·내년 1월 20일 취임 당일)’에 시행할 행정명령 등 각종 정책의 초안을 만들게 된다. 이날 인터뷰에서 밝힌 ‘불법 이민자 추방’ 외에도 민주당 정권이 그동안 추진해 온 기후 위기 정책을 폐기하는 한편, 1·6 연방 의회 의사당 난입 가담자들은 사면하고, 석유·가스 시추는 확대하는 방안 등을 행정명령 형식으로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고 미 언론들은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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