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제재 칼날에도… 中 SMIC 3분기 최대 실적
미국의 대중 제재에도 중국 반도체 기업들이 좋은 실적을 거두고 있다. 구형(레거시) 제품을 중심으로 중국 내 반도체 판매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제재 무용론이 나오는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 2기에서는 제재의 강도가 강해질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SMIC는 지난 3분기 매출이 전년보다 34% 증가한 21억7000만달러(약 3조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고 7일 밝혔다. 분기 기준 최대치로, 매출이 20억달러를 넘은 것은 처음이다. 3분기 순이익은 전년 대비 58.3% 증가한 1억4880만달러를 기록했다.
매출 증가는 중국 현지 가전제품용 칩 등 구형 반도체 수요가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3분기 SMIC 매출 가운데 중국 비중이 86.4%를 차지했다. 지난해 3분기(84%)보다 늘었다. 반면 미국과 유럽, 아시아 지역의 비중은 감소했다. 로이터는 “글로벌 고객사들에 납품하는 대신 중국 고객을 늘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또 다른 파운드리 업체 화홍반도체는 3분기 매출은 전년보다 7.4% 감소한 5억2360만달러였지만, 순이익은 222% 급증한 4480만달러를 기록했다.
파운드리뿐 아니다. 중국 D램 1위 기업 CXMT는 아직 3분기 실적 발표 전이지만, D램 생산 능력은 지속적으로 늘어나면서 올해 말 웨이퍼 생산량이 월 17만5000장에 이를 전망이다. 세계 시장의 12% 수준이다.
미국 제재 속에 중국 반도체는 꾸준히 상승 중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중국의 반도체 집적회로(IC) 생산량은 전년 동기보다 26% 증가한 3156억 개에 달했다. SMIC는 화웨이의 최신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7나노(1나노는 10억분의 1) 공정 칩을 생산하면서 첨단 반도체 분야도 넘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2기 행정부에서는 대중 제재가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법무법인 율촌은 보고서에서 “중국 기업에 대한 지식재산, 인력, 투자의 수출 규제를 강화하고 대상 범위를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며 “반도체 관련 대중 압박은 후방 산업(스마트폰, 태블릿 등 완제품)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했다. 삼정KPMG도 “반도체 보호무역주의 및 대중국 규제 강도·범위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특히 미국은 AI 반도체 등 고성능 반도체 관련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정책을 구현하면서 중국 규제 움직임은 심화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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