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 태어난 아이가 독감에 더 잘 걸리는 까닭은
진료차트 속에 숨은 경제학
아누팜 B. 제나ㆍ크리스토퍼 워샴 지음ㅣ고현석 옮김ㅣ어크로스ㅣ424쪽ㅣ2만2000원
미국의 심리학자 에이브러햄 매슬로는 “가진 게 망치뿐이면 모든 것이 못처럼 보인다”는 말을 남겼다. 친숙한 도구에 지나치게 의존할 때 일어나는 ‘인지편향’에 대한 설명이다. 미국 하버드 의대 보건정책 교수이자 의사인 저자들이 연구한 결과, 심장 전문의들이 병원을 비웠을 때 치료를 받은 심장질환 환자들의 사망률이 오히려 더 낮게 나타났다고 한다. 혈관에 관을 넣어 확장시키며 부작용이 45%에 달하는 시술인 ‘심장 스텐트 삽입술’의 시행률이 떨어졌기 때문. 저자들은 ‘인지편향’에 빠진 의사는 과잉 치료로 환자에게 위협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경고한다.
여름에 태어난 아이들이 독감에 더 잘 걸리는 이유는 뭘까. 가을에 태어난 아이들은 연례 검진과 독감 예방접종을 한 번에 해결하지만, 여름에 태어난 아이들의 부모는 소아과 연례 검진을 받고 얼마 지나지 않아 독감 예방접종 때문에 다시 병원에 가는 걸 번거로워하기 때문이다. 책은 자연 그대로의 상태에서 ‘우연’에 의해 결과가 도출되는 ‘자연실험’을 통해서 의학계가 주목하지 않았던 사회·경제적 변수들과 의료의 인과관계를 밝혀낸다. “삶에서 무작위성을 제거할 수 없지만, 적어도 무작위성으로부터 무언가를 배워 우연의 희생자가 되지 않을 수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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