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괴된 세계서도 난 쓴다” 츠바이크의 마지막 2년
백수진 기자 2024. 11. 9. 00:35
어두울 때에야 보이는 것들이 있습니다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ㅣ클라우스 그레브너·폴커 미헬스 엮음ㅣ배명자 옮김ㅣ다산초당ㅣ148쪽ㅣ1만6800원
20세기 최고 전기 작가로 꼽히는 슈테판 츠바이크는 1938년 나치의 박해를 피해 영국 런던으로 망명을 떠났다. 유럽의 파멸을 보며 우울증을 앓다 1942년 브라질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기까지, 마지막 2년의 기록을 담은 미공개 에세이가 출간됐다.
인생의 가장 어두운 시기를 보내면서도 그는 인간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았다. ‘걱정 없이 사는 기술’에서는 직업도 집도 없지만 모두에게 사랑받는 시골 청년 안톤의 비밀을 찾아간다. 안톤은 온종일 동네를 산책하다 신발 수선, 집 수리 등 이웃에게 도움을 주고 그날 하루 필요한 만큼 돈을 벌었다. 필요한 게 없을 땐 돈을 받지 않고도 기꺼이 친절을 베풀었다. 츠바이크는 모두가 안톤을 존경하는 이유는 돈이 아니라 사람을 위해 일하는 점이라고 말한다.
어두워져야 찬란한 별을 볼 수 있듯이, 두 차례 세계 대전을 겪으면서 그는 그 어느 때보다 정신적 자유의 소중함을 인식하게 됐다고 말한다. 파괴된 세계 한복판에서도 계속 글을 쓰는 것은 그에게 주어진 의무와도 같았다. “이 모든 일에도 불구하고 도덕의 힘과 무적의 정신을 흔들림 없이 믿게 하는 것은, 오늘날 말과 글을 가진 우리의 사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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