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만 한 해 400만명 몰리는 이 도시…전통도 힙해야 살아남는다

이상헌 기자(mklsh@mk.co.kr), 우성덕 기자(wsd@mk.co.kr) 2024. 11. 8.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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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폐 기로에 내몰렸던 전통시장이 전국 각지의 MZ세대들을 끌어들이며 화려한 반란을 일으키고 있다.

이들 상인회는 전통시장의 부활 배경으로 △지역 고유의 먹거리 △특색있는 볼거리 △쾌적한 환경을 꼽았다.

KB국민카드가 지난 해 전통시장 가맹점 8만9000곳 매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신규 방문객 비중이 가장 높은 연령층은 20대(26%)였다.

시장을 대표할 만한 특화 먹거리나 테마가 없는 전통시장들도 소비자들 관심 밖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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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특산 맥주∙치킨으로 승부
다양한 즐길거리가 성공 요인
레트로 열풍에 MZ세대도 유입
고령화·노후화 시장은 여전히 고전
찾는 이가 없어 전기마저 끊길 위기를 겪었던 속초관광시장은 2006년 대대적인 현대화 사업 이후 닭강정을 비롯한 먹거리 골목이 형성되면서 연간 400만명이 찾는 명소로 바뀌었다. [사진 = 속초시]
존폐 기로에 내몰렸던 전통시장이 전국 각지의 MZ세대들을 끌어들이며 화려한 반란을 일으키고 있다.

한때 찾는 사람이 없어 단전·단수 위기를 겪었던 속초관광시장은 연간 400만명이 찾는 곳으로 변모했다.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는 관광지 내비게이션 검색 순위에서 속초해변을 제치고 상반기 내내 1위를 유지했다. 속초에서 전통시장이 해변보다 더 인기있는 핫플레이스가 된 것이다.

경남 진주 논개시장, 경남 고성시장, 강원 정선아리랑시장 등도 남부럽지 않은 지역 ‘명소’로 재탄생했다.

전국 지자체와 상인회는 8일 “과거 대형마트 공세와 소비자들의 외면으로 전통시장이 폐업 직전까지 내몰렸지만, 최근에는 외지 젊은이들이 대거 찾아오면서 지역경제를 살리는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상인회는 전통시장의 부활 배경으로 △지역 고유의 먹거리 △특색있는 볼거리 △쾌적한 환경을 꼽았다.

진주 논개시장 전경 [사진 = 진주시]
‘한물 갔다’는 소리를 듣던 진주 논개시장은 특화 먹거리 ‘진맥’ 인기에 힘입어 ‘핫플’로 거듭났다. 진맥은 진주산 밀로 만든 수제맥주로 2021년 상권 르네상스 사업의 일환으로 개발됐다. 지난 4월 논개시장 입구에 ‘진맥 브루어리’가 문을 열고 주말에는 야시장을 열어 다양한 안주를 판매하자 전국의 맥주 마니아와 인플루언서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공공요금 체납으로 수시로 단수·단전을 겪었던 고성시장은 시설 현대화 이후 가수 초청공연과 플리마켓 등 문화행사로 관광객을 끌어모았다. 정선아리랑시장은 정선아리랑과 품바 공연을 보러 연간 100만명이 찾는다.

MZ세대의 ‘레트로 열풍’도 전통시장 활성화의 일등공신이다. 시장의 특유의 옛스러움과 낭만적 분위기가 MZ세대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다. KB국민카드가 지난 해 전통시장 가맹점 8만9000곳 매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신규 방문객 비중이 가장 높은 연령층은 20대(26%)였다.

하지만 혁신을 거부하다 여전히 외면받는 전통시장들도 수두룩하다. 상인들의 고령화로 젊은 가게들이 들어오지 못하고, 시설 현대화에 뒤처진 곳은 손님들 발길이 끊겼다. 시장을 대표할 만한 특화 먹거리나 테마가 없는 전통시장들도 소비자들 관심 밖이다.

백영미 강원발전연구원 연구위원은 “특색있는 먹거리와 축제, 체험까지 아우르는 이른바 ‘가성비’가 전통시장 성공 요인”이라며 “확실한 테마나 특징이 없다면 단순히 지역민들만 찾는 상권에 그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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