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참여재판 급감···그나마 대구지법이 가장 활발

◀앵커▶
일반 국민이 직접 재판에 참여해 유무죄를 판단하는 국민참여재판 제도가 있습니다.

사법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의 하나인데요.

그런데 국민참여재판 실시율은 갈수록 낮아져 법 취지가 무색하다는 지적을 받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역별로는 대구에서의 실시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도에 조재한 기자입니다.

◀기자▶
2008년 2월 우리나라에서 실시한 첫 국민참여재판이 대구지방법원에서 열렸습니다.

지난 5월에는 눈썹 문신이 의료행위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국민참여재판이 대구에서 열려 전국적인 관심을 모으기도 했습니다.

국민참여재판은 형사재판에 한정해 5명에서 9명까지 일반 국민이 배심원으로 참여해 유무죄와 형량을 판단합니다.

그런데 해가 갈수록 실제 열리는 횟수가 급감하고 있습니다.

2008년 도입 첫해 대구 첫 재판을 포함해 64건을 시작으로 가파르게 늘어나 2013년 345건으로 정점을 찍은 뒤 줄어들다 2020년대 4년 동안은 100건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피고인 측의 국민참여재판 요청은 해마다 300~400건 대를 유지하고 있는데, 법원에서 받아들이지 않은 경우가 늘면서 실시율이 낮아졌기 때문입니다.

국민참여재판 실시율은 2011년 80%를 넘었다가 떨어지기 시작해 2018년 50% 아래로 내려갔고 최근 4년 동안은 20%대에 머물렀습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국민이 직접 참여해 사법의 민주적 정당성과 신뢰를 높이기 위한 것이란 제도 도입 목적을 살리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역별로는 대구지법에서 그나마 가장 활발하게 열리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24년 들어서도 지난 9월까지 대구는 접수된 25건 가운데 14건, 40%의 실시율을 기록해 다른 곳에 비해 가장 활발하게 국민참여재판이 진행되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노형미 대구지법 공보판사▶
"국민참여재판은 형사재판 절차에서 국민들의 현재의 상식과 경험에 바탕을 둔 의견을 재판부에 제공하여 보다 타당한 결정을 하도록 함으로써 사법 신뢰를 높이는 기능을 하고 있습니다."

국민참여재판은 국민 누구나 법 제도를 가까이 접하고 사법부 신뢰 강화를 위해 도입됐지만 법 취지와 달리 실제 열리는 비율은 점점 떨어지고 있습니다.

MBC 뉴스 조재한입니다. (영상취재 윤종희 그래픽 한민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