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당분간 망할 일 없겠네”…열혈 스트롱맨이 죽고 못 사는 스포츠는

조효성 기자(hscho@mk.co.kr) 2024. 11. 8.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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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슬링 무대 직접 오르고
WWE 명예의 전당 등극
복싱에도 꾸준하게 지원
태권도 명예 9단도 받아
고교때 미식축구, 야구에
축구 선수로도 맹활약해
대학선 스쿼시·테니스 선수
장타 앞세운 골프도 고수
도널드 트럼프는 영화 로키에 나온 주인공의 몸에 자신의 얼굴을 합성한 사진을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올려 관심을 모은 바 있다. [사진 = 도널드 트럼프 X]
레슬링, 격투기, 복싱, 태권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극한의 승부를 겨루는 스포츠로 ‘상남자’ ‘스트롱맨’ 이미지를 구축해왔다.

이번 대선을 앞두고 열린 전당 대회에서는 ‘프로레슬링의 살아있는 전설’인 헐크 호건을 지지 연설자로 내세웠다. 여전히 터질 듯한 근육을 과시한 호건은 “USA”를 외치는 군중앞에서 티셔츠를 찢고 안에 입은 트럼프 지지 문구를 선보였다. 이어 린다 맥마흔 WWE(월드레슬링엔터테인먼트) 공동 창립자, 데이나 화이트 UFC 대표가 “트럼프”를 연호하며 재선에 힘을 보탰다.

2007년 도날드 트럼프(맨 왼쪽)은 ‘억만장자들의 전쟁’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당시 WWE 회장인 빈스 맥맨과 ‘대리선수 대결’을 펼쳤고, 승리한 이후 맥맨의 머리를 자르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WWE인기를 부흥시킨 공로로 트럼프는 2013년 WWE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AP = 연합뉴스]
트럼프는 WWE의 열혈 팬으로 유명하다. 1980년대부터 전폭적으로 후원했고 지난 2007년에는 ‘억만장자들의 전쟁(The Battle Of Billionaire)’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당시 WWE 회장인 빈스 맥맨과 한판 대결을 펼쳐 화제를 모았다. 당시 ‘대리선수 대결’에서 승리한 트럼프는 직접 링에 올라 맥맨의 머리에 크림을 바르고 머리를 자르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이런 공로로 트럼프는 지난 2013년 ‘WWE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리는 영광을 누렸다.

‘상남자 이미지’에 빠르고 힘이 넘치는 복싱이 빠질 수 없다. 트럼프의 복싱 애정도 남다르다. 1980년대와 1990년대 초 세기의 복싱 대결을 자신의 카지노 호텔에 유치했다. ‘핵주먹’ 마이크 타이슨이 래리 홈스에게 첫 KO패를 안긴 경기, 타이슨이 마이클 스핑크스를 91초만에 무너뜨린 경기가 대표적이다. 지난 2021년에는 전 헤비급 챔피언 에반더 홀리필드와 종합격투기 단체 UFC 라이트헤비급 챔피언 비토 벨포트의 경기에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함께 해설하기도 했다.

2020년 백악관 내에서 공을 던지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사진 = 백악관]
2000년대 들어 즐기기 시작한 골프도 평범한 ‘주말 골퍼’ 수준이 아니다. 평균 70타 정도로 최근 100년간 미국 대통령 중에서 가장 실력이 좋다고 평가받는다. 특히 ‘장타’에 진심이다. 함께 라운드했던 타이거 우즈는 “볼을 후려치는 능력이 좋다”고 평가했고 최근에는 로리 매킬로이, LIV골프 소속 브라이슨 디샘보 등 모든 골퍼가 인정하는 장타자들과 함께 골프를 즐겼다. 대선을 앞두고 디섐보의 유튜브 이벤트에 참여했던 트럼프는 디섐보에 대해 “나보다 조금 더 멀리 치는 사람”이라며 자신의 장타 능력을 에둘러 표현했다.

트럼프의 스포츠 사랑은 묘하게 브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겹친다. 푸틴 대통령도 승마, 유도, 모터사이클 등을 하는 모습을 보이며 ‘상남자’ 이미지를 앞세워 강력한 정치 지도자의 이미지를 구축했다. 절대 술을 마시지 않는 것도 푸틴과 트럼프의 공통점이다.

도널드 트럼프가 고교 야구팀에서 스윙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 = 뉴욕군사학교]
트럼프는 유년시절부터 스포츠를 즐겼다. 뉴욕 군사학교에서 고등학교 과정을 이수한 트럼프는 당시 미식축구, 축구, 야구 선수로 활약했다. 당시 친구들은 “그는 최고였고 훌륭한 운동선수였다”고 말한 뒤 “야구팀 주장을 맡았고 1루수를 했지만 투수를 해도 성공했을 것이다. 시속 80마일은 던졌을 것 같은데 그는 포수를 본 내 손을 늘 검고 파랗게 만들었다”고 얘기했다. 이어 “그는 축구나 미식축구도 무엇이든 할 수 있었다. 신체적, 정신적으로 재능이 있었다”고 돌아봤다. 트럼프도 “내가 어릴 때 뉴욕 최고 선수였다”고 말했다.

그의 고교 졸업 앨범의 ‘육상’ 항목에는 7개의 다른 종목이 나열되어 있었고, 수상 경력에는 코치상과 성장상을 받았다고 적혔다. 이어 대학 진학 후에는 야구나 축구가 아닌 스쿼시와 테니스 팀에 합류해 선수 생활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1년 11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왼쪽)이 이동섭 국기원장으로부터 태권도복과 명예 9단 증서를 받은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 국기원]
트럼프는 미국프로농구(NBA), 미국프로풋볼(NFL), 미국프로야구(MLB) 등 미국 프로스포츠 경기장을 자주 찾을 정도로 스포츠에 대한 애정이 강하다. 미국은 트럼프의 두 번째 대통령 임기동안 가장 큰 이벤트 두 개를 개최한다. 2026년에는 북중미 FIFA 월드컵, 그리고 2028년에는 로스앤젤레스(LA)에서 하계올림픽이 열린다. 특히 LA올림픽은 지난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이 유치하기 위해 가장 많은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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