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박육아' 여전히 흔하다지만…'요즘 아빠'들은 다르다네요[박지환의 뉴스톡]
기성세대와 달리, '육아=내 일'로 생각하는 '요즘 아빠'들 이야기
"임기內 남성육아휴직률 50%" 공언한 尹정부 목표 한참 못 미치지만…
올해 상반기 기준 육아휴직자 '10명 중 3명' 이상(32%)은 아빠 노동자들
아내 없이도 4둥이 1박 돌봄 '거뜬'…파더링 교육 통해 딸과 친밀도 높이기도
타고난 '완성형' 아빠 없다…양질의 공동육아 위한 육휴·역량강화 기회 확대해야
■ 채널 : 표준FM 98.1 (17:30~18:00)
■ 진행 : 박지환 앵커
■ 대담 : 사회부 이은지 기자
[앵커]
네, CBS는 올해 창사70주년을 맞아 우리나라가 당면한 최대 현안인 저출생 문제를 심층적으로 짚어보는 연속기획 <아이가 있는 삶, 미래와의 협상>을 보도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지난 주 1편 '청년 집단토크'에 이어, '케이(K)-육아대디'에 대해 살펴보려고 합니다. CBS는 아내를 도와 육아를 그저 '거드는' 보조자에서 더 나아가 주(主) 양육자가 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아빠들을 지난 몇 달 간 만나봤는데요.
창사기획팀에서 해당 취재 담당한 사회부 이은지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이은지 기자, 안녕하세요.
[기자]
네 안녕하세요.
[앵커]
한국도 요즘은 거리를 나가보면, 유모차를 끌고 걸어가는 아빠들을 종종 보게 돼요. 아이 양육은 여성들이 거의 전담한단 뜻에서 '독박육아'란 말이 쓰이곤 있지만 그래도 이전보단 쏠림이 좀 완화된 거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기획팀이 착안한 것도, '요즘 아빠'들은 예전 기성세대 아버지들과는 다르다는 점이었는데요. 일단 여성들의 사회 진출이 늘어나고 맞벌이가 일반화되면서, 남자들도 기본적으로 육아 참여를 당연히 요구받게 된 측면이 있습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육아휴직 급여를 받은 근로자는 12만 6천 명으로 10년 전과 비교해 약 2배로 늘었고, 이 중 남성 수급자는 15배 이상 급증했습니다. 올 상반기 기준 육아휴직을 쓰는 노동자 '10명 중 3명' 이상(32.3%)은 아빠들이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여성근로자가 2배 이상이라 성별 편중은 여전합니다. 윤석열 정부가 '임기 내 남성 육아휴직률을 50%로 끌어올리겠다'고 발표했던 걸 감안하면, 아직 갈 길이 먼 것도 사실인데요. 적어도 아빠들의 인식은 옛날 같지 않다는 걸 보여주는 지표들이 있습니다.
보건복지부 산하 인구보건복지협회가 올 4월 기혼남녀 약 500명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26.6%는 내가 생각하는 '요즘 아빠'의 조건으로 '공동육아'를 꼽았고요, 약 30%는 '아빠로서 누리고 싶은 권리'의 핵심으로 '육아시간'을 들었습니다.
또 올해 초 제가 참석한 복지부 주관 저출생 간담회에선, 차관을 향해 '정부가 아예 남성 육아휴직을 법적으로 강제화해줬으면 좋겠다'고 건의한 아버님도 있었습니다(※관련기사: 둘째 원해도 '못' 낳는 부모들…"남성 육아휴직 강제化해야"(2024.1.9.)).
[앵커]
그렇군요. 기획팀이 지역까지 두루 다니면서 꽤 여러 아빠들을 만난 걸로 알고 있는데, 어떤 사례들이 있던가요?
[기자]
네 일단 저희가 제일 처음 방문한 곳은 지난 6월 찾은 전남 무안의 '다둥이네'였는데요. 1남 3녀를 둔 가정인데, 엄마 안하늘이씨가 출장으로 자리를 비운 1박 2일 동안 아빠 이부성씨가 굉장히 능숙하게 4남매를 돌보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보통 아이를 갑자기 맡게 되는 남자분들을 보면, 뭘 해줘야 할지를 몰라 우왕좌왕하는 경우들이 있는데요.
이부성씨는 어린이집·학교 픽업부터 아직 돌도 안 된 막내 포함 밥 먹이기, 씻기고 재우기, 달래기 등을 쉼없이 해내는 모습을 보면서 몸에 완전히 밴 루틴이라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또 단순히 물리적 돌봄뿐 아니라, 아이들의 제각기 다른 성향이나 관심사를 빠삭하게 알고 있다는 점도 인상적이었습니다.
특히 이부성씨는 육아시간을 충분히 확보하고자 '사는 곳'과 '하는 일'을 수차례 바꾸기도 했습니다. 서울에서 강원도로, 또 다시 전남으로 옮겼고 호텔과 디자인회사 등을 거쳐 지금은 대학교 교직원으로 일하고 있는데요.
음성으로 직접 한번 들어보시겠습니다.
[인서트: 기자, 이부성씨]
"내가 빨리 더 자리를 잡고 높은 위치로 가는 게 더 좋은 아빠가 되는 게 아닌가, 그런 고민을 하는 분들도 있을 거고…."
"네 맞아요."
"그런 고민은 없으셨어요?"
"그런 고민도 있었죠 어느 정도. 계속 지금 직장 옮기고 하는 것도 연봉을 거의 반 정도 줄여서 내려온 거였어요."
[앵커]
연봉까지 깎아가며 '좋은 아빠'가 되고자 하는 분들이 있다는 게 확실히 달라진 시대상을 보여주는 것 같네요. 또 일부러 시간을 내 '아빠 수업'을 받는 분들도 있다면서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기획팀은 이부성씨처럼 더 이상 아내의 대체자에 머물지 않으려 하는 아빠들이 처음부터 타고난 '육아만렙'이 아니란 데 주목했습니다. 부성씨도 무뚝뚝한 경상도 아버지 밑에서 자란 외아들이라, 성장과정에서 돌봄을 경험할 기회가 있었던 사례는 아니거든요.
또 요즘 아빠들은 몸으로 시행착오를 겪기 전부터, 아이와 더 잘 소통하기 위해 스스로 교육의 장을 찾아나선다는 특징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인구보건복지협회에서 올해 2년째 진행중인 '파더링' 교육을 참관했는데요.
총 60명의 아빠들은 부모양육태도검사(PAT)와 기질검사(TCI) 등을 통해 본인이 양육자로서 어떤 태도를 갖고 있는지를 먼저 돌아봤고요. 두 달 간의 비대면 수업에서 아이를 어떻게 훈육하고 대화해야 하는지 상황별 대응에 대한 노하우를 구체적으로 배웠습니다.
올해 파더링에 참여한 박의성씨는 판교에서 4살짜리 딸을 하나 키우고 있는데요. 원래 당신과 상반되는 기질의 아이를 이해하는 데 다소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 과정을 통해 아이와의 친밀도가 높아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인서트: 박의성씨]
"이제 엄마가 있어야 이제 무조건 아이가 안정감을 느끼고 그렇다기보다는, 저하고 이제 둘만 있어도 충분히 안정감을 아이가 느끼고 더 같이 있을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앵커]
듣다 보니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는 영화 제목이 떠오르네요.
[기자]
네, 사실 엄마도 마찬가지지만 타고난 '완성형' 아빠는 없다는 사실을 새삼 확인할 수 있었고요. 파더링 교육을 진행한 아동심리 전문가(아동청소년 상담센터 '마음공간' 차효정 소장)는 요즘 아이들은 발달이 빨라져 10살만 넘어도 사춘기 초기 증상이 나타나는 만큼 그 이전 시기에 아빠가 충분히 '점수'를 따두는 게 좋다고 조언했습니다.
끝으로,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제작된 CBS의 이번 연속기획은 유튜브 '노컷' 채널과 노컷뉴스를 통해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다음 주에도 다른 내용으로 찾아뵐 테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앵커]
결국 '요즘 아빠'들의 니즈(needs)를 채워주기 위해선 정부가 그만큼 남성들의 일·가정 양립을 지원하고, 파더링 같은 역량 강화 기회도 늘려줘야겠네요.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이은지 기자였습니다.
※본 보도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제작되었습니다.
- 이메일 :jebo@cbs.co.kr
- 카카오톡 :@노컷뉴스
- 사이트 :https://url.kr/b71afn
CBS노컷뉴스 이은지 기자 leunj@cbs.co.kr
▶ 기자와 카톡 채팅하기▶ 노컷뉴스 영상 구독하기
Copyright ©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민주, 明녹취 추가 공개…"'청와대 가면 뒈진다' 했다"
- 박지원 "오빠 핸드폰 꺼내서 답장하는 영부인…옳은가?"[노컷브이]
- "尹, 사실상 대통령 아니다" 현직 장학사 시국선언
- "박나래 앞트임 과했었다"…성형외과 의사 재건술 일화 눈길
- 봉준호 감독 SF 신작 '미키17' 개봉 또 연기…왜?
- '北 러시아 파병' 규탄결의안 외통위 소위서 합의 불발
- [일문일답]명태균 측 변호사 "공천 의혹이 아니라 대통령 미담일뿐"[영상]
- 대통령실 "저출생 반전, 전반기 가장 큰 성과…향후 美 새 행정부와 협력 강화"
- 검찰, 특활비·특경비 전액 삭감에 "전례 없고, 검찰 기능 마비"
- 尹, 트럼프 장남 패싱?…천금같은 기회 놓쳤다[어텐션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