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 “현대차 상대 유증은 최윤범 의결권 확대 목적” vs 고려아연 “신사업 협력”

고려아연이 작년 HMG글로벌 상대로 한 유증 무효 소송

강성두 영풍 사장./뉴스1

고려아연이 작년 현대자동차그룹의 해외 합작법인 HMG글로벌을 상대로 한 3자배정 유상증자 신주발행을 무효로 해달라며 영풍이 제기한 소송 네 번째 변론기일이 8일 열렸다. 이 소송으로 현재 경영권 분쟁 중인 고려아연과 영풍간 갈등이 표면화 됐다. 이날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강성두 영풍 사장은 “신사업에 필요한 자금이 충분했지만 최윤범 회장이 의결권 확대를 위해 유상증자를 추진한 것”이라고 했다. 반면 고려아연 측은 신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협력이었다고 반박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22부(재판장 최욱진 부장판사)는 8일 오후 영풍이 고려아연을 상대로 제기한 신주발행 무효소송 4차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에는 영풍 측 신청으로 강성두 영풍 사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지난 3월 영풍은 고려아연과 현대자동차그룹의 해외 합작법인인 HMG글로벌이 진행한 제3자배정 유상증자 신주발행을 무효로 해달라며 법원에 소장을 제출했다. 앞서 고려아연은 작년 9월 현대자동차·기아·현대모비스가 공동 설립한 해외법인 HMG글로벌을 대상으로 527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이로 HMG글로벌은 고려아연 지분율 5%를 확보했다.

영풍은 이 유상증자가 최 회장의 그룹 지배력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이 유상증자로 최 회장 측 우호 지분율이 32.10%로 높아져, 기존 대주주였던 영풍 측 지분율(31.57%)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이날 강성두 영풍 사장은 “제3자 유상증사 안건이 의결됐을 당시 고려아연은 내부에 1조5000억원의 자금이 있었고, 회사는 매년 1조원씩 현금이 늘어나는 구조였다”며 “당시 장형진 영풍 고문이 ‘돈이 필요하면 내가 증자하겠다’라고도 했다”고 했다.

반면 고려아연은 유상증자 목적이 신사업 추진이라고 밝혔다. 고려아연 측 법률 대리인은 “고려아연의 주력 신사업인 ▲신재생 에너지 및 그린수소 에너지 ▲2차전지 소재산업 ▲리사이클링을 통한 자원순환 사업 등 이른바 ‘트로이카 드라이브’를 위해 협력사와의 전략적 제휴였다”고 했다.

재판부는 의견서 등을 제출받은 뒤 다음 달 20일 5차 변론기일을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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