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브릿지> 10대 미혼모 다룬 <최소한의 선의>…"속단 말고, 꾸준한 관심을"

송재윤 작가 2024. 11. 8.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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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

서현아 앵커 

세상을 연결하는 뉴스, 뉴스브릿지입니다. 


10대 청소년들의 임신과 출산은 여전히 어려운 사회 문제입니다.


분명히 존재하는 현실인데, 차가운 질책과 편견 외에 현실적인 대책이 부족한 것도 사실인데요.


이런 상황에서 어른들이 가져야 할 '최소한의 선의'에 대해 고민한 영화가 개봉했습니다.


김현정 감독과 이야기 나눠봅니다.


어서 오세요. 


김현정 감독 / 영화 '최소한의 선의' 

안녕하세요.


서현아 앵커 

네, 아이를 너무나 원하는데 아직은 갖지 못한 담임교사와 그리고 예상하지 못한 임신으로 고민하는 10대 청소년, 이 두 여성 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생각만 해도 상당히 복잡한 갈등이 예상되는데, 어떤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까?


김현정 감독 / 영화 '최소한의 선의' 

고등학교 담임 선생님인 희연이 자신의 반 학생인 유미가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겪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영화는 단순히 10대 임신 이야기뿐만 아니라 그것을 둘러싼 사람들의 다양하고 여러 가지 감정선과 그 속에서 갈등과 이해가 어떻게 교차하고 나아가는지를 그리고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10대 임신이라는 상당한 민감한 소재를 다루고 있습니다.


여기에 주목하게 되신 이유가 있을까요?


김현정 감독 / 영화 '최소한의 선의' 

사회의 주요한 이슈가 TV나 영화 같은 매체에서 사실 한 번 다뤄졌다고 그것이 쉽게 해결된다고는 생각하지 않고요.


이 영화가 다루는 10대 임신은 소재 그 자체만으로는 새롭지 않을 수 있지만 그를 대면하는 어른들의 입장과 변화가 굉장히 솔직하게 담겨 있고 그것이 이 영화의 차별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그러한 어른들의 도움이 생각보다 많이 언급되지 않고 또 현실적으로 여전히 요원하기 때문에 그런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그런 것들을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서현아 앵커 

네 어른들의 솔직한 변화와 감정에 주목을 했다라고 얘기를 해 주셨습니다.


그 어른들 중에 하나죠, 난임으로 고통받는 교사 희연역을 배우 장윤주 씨가 연기했는데 상당히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작업 과정이 어땠습니까?


김현정 감독 / 영화 '최소한의 선의' 

장윤주 배우는 희연이라는 캐릭터를 누구보다 깊게 이해하고 굉장히 섬세하게 연기해 주셨다고 생각했습니다.


희연이라는 캐릭터는 겉으로는 차분하고 때로는 굉장히 냉정해 보일 수 있지만 사실은 그 안에는 굉장히 복잡하고 인간적인 갈등을 겪고 있는 인물인데요.


그런 점을 이제 장윤주 배우님께서 굉장히 잘 이해해 주셨고 그런 것들을 되게 절제 있는 연기로 표현을 해 주셨고요.


디렉팅은 그렇게 생각보다는 많지 않았어요.


제가 이제 장윤주 배우라는 프리즘으로 희연이라는 캐릭터를 연기한 것이 개인적으로 궁금하기도 했고, 그런 것들을 제가 뭔가 말을 덧대는 것이 배우님에게 혼란을 가중시킬까 봐 굉장히 조심한 부분이 있었고요.


다만 이제 희연의 어떤 감정선들이 조금 일관성 있게 표현되기 위해서 그것이 지나치거나 부족하다고 생각되는 지점에서만 조율하고 대화를 주로 나눴던 것 같습니다.


서현아 앵커 

배우의 잠재력을 최대한으로 활용한 연출 과정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게 여성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죠, 그만큼 굉장히 섬세한 감정선을 다루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세심하게 신경을 쓰신 부분이 있으실까요?


김현정 감독 / 영화 '최소한의 선의' 

여성들이 겪는 사회적 제약이나 감정의 변화들을 자연스럽게 표현하려고 했고요.


이 영화 속의 인물들은 단순히 어떤 피해자나 가해자로만 그려져 있지는 않습니다.


그저 각자의 삶에서 굉장히 복잡한 상황을 겪은 것이고 그것이 이제 외적이고 내적인 갈등으로 드러났다 이렇게 생각을 했고요.


저는 그래서 그런 상황 속에 놓인 극중 캐릭터들이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그 이유와 감정선이 관객들에게 조금이나마 더 잘 와닿도록 고민을 했고요.


또한 여성들이 어떻게 그들만의 방식으로 세상과 소통하고 때로는 스스로 넘어서는지를 표현하려고 집중했습니다.


서현아 앵커 

또 인물들의 주된 공간 중 하나가 학교인데 혹시 학교라는 공간을 다루시면서 이 학교의 역할에 대해서 고민하신 부분도 있으실까요?


김현정 감독 / 영화 '최소한의 선의' 

아무래도 희연이 여성으로서, 사실 유미가 겪은 상황들을 충분히 저는 이해했을 거라고 생각을 하는데, 다만 그녀가 교사이고 학교라는 시스템 때문에 할 수밖에 없는 말 행동이 있었다고 생각을 했고요.


그런 것들을 학교로 상징화시켰고 다양한 선생님 어른들이 그런 것들을 대사와 행동으로서 보여주었다고 생각했고, 이런 것들을 희연이라는 개인이 어떤 변화를 주도하고 노력하면서 마찬가지로 그 어떤 변화를 학교가 같이 겪어내는 방식으로 그려내려고 했습니다.


서현아 앵커 

우리 사회의 굳건한 시스템과 또 어떤 극복의 공간으로 학교라는 공간을 설정하신 측면이 있겠네요.


이 영화가 또 벌써부터 평단 반응도 괜찮은 모양입니다.


이탈리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영화제 제42회 토리노 국제영화제 경쟁 섹션에 초대가 됐습니다.


오는 22일에 참석 예정이시라고 들었는데 소감 어떠십니까?


김현정 감독 / 영화 '최소한의 선의' 

장편으로서는 첫 해외 영화제라 사실 무척 기뻤고요.


아무래도 해외 관객들에게 이 영화가 어떻게 다가올지 그 부분이 굉장히 신경이 쓰이고, 한국의 관객들과 비슷한 반응이실지 전혀 다른 반응이실지 그 부분이 굉장히 궁금하고 기대가 됩니다.


서현아 앵커 

그렇다면 감독님께서 어른의 시선을 통해서 말하고자 하는 최소한의 선의, 과연 뭐라고 보십니까?


김현정 감독 / 영화 '최소한의 선의' 

저는 최소한의 선의가 타인을 속단하지 않고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작금의 시대에서는 사실 각자가 속한 집단의 의견에 휘둘릴 수도 있고 혹은 너무 바쁘다는 이유로 그런 것들을 간과하기 쉽다고 생각을 하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타인에게 보내는 어떤 관심과 이해가 누군가의 삶을 일으킬 수 있는 힘이 된다는 것이 최소한의 선의라고 생각합니다.


서현아 앵커 

속단 말고 꾸준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이번 작품이 관객들에게 어떻게 다가가기를 바라십니까?


김현정 감독 / 영화 '최소한의 선의' 

최소한의 선의는 단순히 10대 임신이 충격적인 이야기로서만 다가가는 것이 아니라 그를 둘러싼 아이와 어른들의 솔직한 감정과 인간적인 성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관객들이 조금이나마 이런 인물들의 감정과 고민들에 공감하고 함께해 주셨으면 좋겠고요.


그리고 영화가 끝난 다음에 관객 각자가 자신이나 타인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서현아 앵커 

마지막으로 또 하나만 여쭤보고 싶은데요.


앞으로의 활동 계획이라든지 구상 중인 차기작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김현정 감독 / 영화 '최소한의 선의' 

우선은 이제 개봉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최소한의 선의 홍보, 개봉 활동을 조금 더 적극적으로 할 생각이고요.


다음 고민하고 있는 이야기는 마찬가지로 여성 서사입니다.


20대의 경제적인 곤란을 겪는 여성들, 청년들의 이야기를 다루고자 합니다.


서현아 앵커 

쉽게 판단을 내리고 질책하기보다는 먼저 관심을 가지고 들어준다, 이게 영화가 전하는 메시지인데 우리가 아이들에게 보낼 수 있는 최소한의 선의이자 또 최소한의 도리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감독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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