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尹 지지율, 기자회견 반영 시 추가하락?…반전 만들려면

박소연 기자 2024. 11. 8.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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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한국갤럽 여론조사서 2주 연속 최저치 경신…기자회견 효과는 내주 본격 반영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대국민 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2024.11.7/사진=뉴스1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10%대로 떨어진 뒤에도 추가 하락을 보이면서 집권 하반기 국정동력에 비상이 걸렸다. 7일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았단 분석이 우세한 만큼 과감한 인적쇄신 등 국정운영 변화로 반등 계기를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여론조사 전문회사 한국갤럽이 지난 5일~7일 3일간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윤 대통령 직무수행 평가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직무수행을 '잘하고 있다'는 응답이 17%,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이 74%로 집계됐다.

직무수행 긍정평가는 지난주 19%로 취임 후 처음으로 10%대로 하락했는데 이날 2%P(포인트) 추가 하락했다. 부정평가 74% 역시 취임 후 최고치다.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지지율 10%대 지지율이 나오고 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4∼6일 만 18세 이상 남녀 12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윤 대통령이 국정 운영을 잘하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19%였다. 2주 전과 비교해 3%포인트(p) 떨어진 수치다. NBS 조사 기준 20% 아래로 내려앉은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11.7/사진=뉴스1


이날 한국갤럽 조사엔 전날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 영향이 일부만 반영됐다. 한국갤럽은 "조사 기간 사흘 중 마지막날인 7일 오전 윤 대통령이 대국민담화·기자회견을 했는데 그 반향은 더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윤 대통령의 기자회견이 주초에 예고됐음에도 지지율이 추가 하락한 사실을 놓고 기대감 조성에 실패했다는 분석을 내놨다. 기대감이 있었다면 추가 하락은 방어했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실제 윤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이달 말쯤 예정했다가 여당과 참모들이 설득해 이를 크게 앞당겨 전격 발표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기자회견이 예고된 상황에서 진행된 조사다. 그런데 지난주보다 더 떨어졌단 얘기는 기자회견에 대한 기대감이 전혀 없었다는 것"이라며 "기대감이라도 있었으면 지난주 정도는 유지했어야 정상인데 다수 응답자들이 '보나 마나'라고 생각한 것"이라고 말했다.

140분에 걸친 회심의 기자회견 효과는 다음주 이후 여론조사에서 확인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현 상태라면 지지율 상승을 이끌기엔 아쉽다고 평가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오늘 한국갤럽 조사에서 TK(대구경북) 지역은 지난주보다 5%P 상승했는데 기자회견 때문이라기보다 10%대로 하락했단 위기감 때문에 지지층이 결집한 것"이라며 "이번 회견으로 인한 상승 모멘텀은 없다고 본다"고 했다. 신 교수는 "대통령이 어제 사과를 했는데 주관적 인식을 바탕으로 한 해명이었다. 솔직하다고 볼 수는 있는데 우리가 바랐던 건 국민들 상식에 입각한 해명인데 그게 안 됐다"며 "사과의 이유도 불분명한데, 그러면 재발방지 대책도 불분명할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대국민 담화 중 국민들에게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2024.11.7/사진=뉴스1


윤 대통령의 기자회견이 일부 보수층, '집토끼'에 어필할지가 관건이란 분석도 나왔다. 일단 보수 결집을 이끌어내 20%대 지지율을 회복하고, 11월 중 15일, 25일에 각각 예정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1심 선고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등 외부적 상황을 통해 점진적 상승을 노린단 것이다. 전향적인 지지율 상승은 참모진과 내각 인사 등 국정 쇄신을 통해서 가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어제 회견은 중도나 진보층에 어필하는 내용보다 보수층의 온정주의에 호소하는 내용이 많았다"며 "'사람이 어떻게 전화를 매정하게 끊을 수 있나', '부부간에 공사를 명확히 하는 게 어렵더라' 이런 건 일부 보수 지지층엔 호소력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홍 소장은 "보수층에 '미워도 다시 한 번' 이해해 달라 호소하는 분위기였는데, 이것이 통한다면 하방선을 구축할 수는 있지만 반등하려면 집권 하반기 국정 쇄신을 통해 중도·진보의 지지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쇄신의 속도감이 중요할 전망이다. 윤 대통령은 회견에서 "인적 쇄신과 관련한 (새로운 인물의) 물색과 검증을 하고 있지만, 시기는 유연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정치는 타이밍이다. 윤 대통령에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했다.

이 평론가는 "인적쇄신의 방향이 중요하다. 지금까지와 달리 능력있는 인재를 고루 등용하는 공평타당한 인사를 하고 대통령의 통치스타일을 바꿀 의사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 지지율도 오를 것"이라고 했다.

한편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국정 지지율이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한 것에 대해 "변화를 통해 국민 신뢰·신임을 얻을 수 있도록 치열하게 노력하겠다"고 했다.

한편 이번 갤럽 조사는 이동통신 3사 제공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 추출해 전화 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으로 이뤄졌다. 총통화 8525명 중 1002명이 응답을 완료해 응답률은 11.8%,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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