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에 관광객까지 꽉꽉, 포화상태 성수카페거리…"골목길 차량통제 시급"
'차없는 거리' 확대 검토 요구도
"좁은 골목에 매일같이 사람들과 차량, 오토바이 등이 뒤엉켜 위험하기 짝이 없네요."
서울 성수동 카페거리(연무장길)에서 6년째 카페를 운영 중인 바리스타 A 씨는 성수동 카페거리가 매일 사람과 차량으로 붐비면서 위험한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지식산업센터가 들어선 이후 직장인들과 관광객들이 평일 점심시간에도 성수동 카페거리 일대를 다니면서 유동 인구가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성수동 카페거리와 뚝섬역(서울숲로) 인근 도로의 과밀·혼잡 현상이 평일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인근 맛집과 유명 패션 브랜드 매장을 찾는 직장인과 외국인 관광객들이 좁은 성수동 도로로 진입하는 차량과 뒤섞이며 혼잡도가 크게 높아진 탓이다. 성동구는 토요일 하루 일부 구간의 교통을 통제하고 있지만, 카페거리 일대 골목과 서울숲로의 혼잡한 교통 상황이 평일에도 계속돼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평일·주말 가릴 틈 없이 '꽉꽉'
서울시 도시데이터에 따르면 8일 오후 2시부터 5시 사이 성수 카페거리와 뚝섬역 인근 서울숲로의 인구 혼잡도는 ‘붐빔’(약 3만4000명~3만6000명)을 기록했다. 서울시는 주요 50개 장소의 혼잡도를 ‘붐빔’, ‘약간 붐빔’, ‘보통’, ‘여유’ 등으로 구분해 제공하고 있다. ‘붐빔’은 이동에 제약이 생기는 단계로 서울시가 해당 지역 방문 자제를 권고하는 수준이다.
현지 시민과 상인들은 성수동 거리의 인구 혼잡 문제가 이 일대가 10년 전부터 계속돼 왔다고 평가한다. 인쇄소, 구두 공장, 카센터 등이 밀집한 공장지대에서 상업·업무 지구로 지역이 탈바꿈하며 유동 인구가 급속도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좁은 이면도로와 일방통행로가 많고 인도가 따로 구분돼 있지 않은 게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다. 이때 성수동 카페거리 인근 골목 곳곳에 있는 46개의 카센터를 방문한 차량이나, 식자재를 공급하는 트럭 등이 좁은 도로에 얽히며 보행자와 운전자 모두에게 위험한 상황이 만들어지고 있다. 최근 성수동이 중국인·일본인의 필수 관광 코스로 떠오르며 관광객이 몰린 것도 인파 밀집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일대의 교통사고 발생량도 꾸준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TASS)에 따르면 지난해 성수동 카페거리와 뚝섬역 인근 도로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는 총 167건으로 조사됐다. 성동구가 작년부터 도입한 스마트 인파 관리 시스템을 통해 핼러윈 등 주요 인구 밀집 기간에 안전 대책을 추진하면서 재작년에 비해 일부 사고가 줄어들었으나 여전히 빈번하다는 지적이다.
관광객 편의 vs 안전 대책 고민
성동구청은 관련 문제를 인지하고 있지만 현재 대책 이상은 더 없다는 입장이다. 성동구는 성수 카페거리 일대 307m 구간 도로를 토요일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통제하는 보행 안전 대책을 이번 달 31일까지 실시하고, 내년 3월 말부터 다시 시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성동구 관계자는 "뚝섬역 일대 골목 등 보행자와 차량이 혼잡한 지역에 대해 추가 안전거리를 지정할 계획은 현재로선 없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차 없는 거리가 장기적으로 차량 진입을 줄여 유동 인구를 장기적으로 줄이지만, 관광객이 많은 지역의 경우 방문객 편의를 위한 단기적인 대책도 필요하다고 본다. 서울 마포구가 대표적인 사례다. 마포구는 지난해 11월부터 공영 주차장 140면을 없애고 보행자 전용도로로 바꿨는데 상인회 등에 따르면 이때 홍대 관광특구 2㎞ 구간 상인들의 매출이 3~5배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형석 우대빵부동산 연구소장은 "관광객들은 차량을 가지고 다니지 않는 경우가 많아 홍대의 차 없는 거리 정책이 성공적이었다"며 "성수동 카페거리 인근 차량 진입을 원천적으로 막지 않는 선에서 관광객 편의를 고려한 단기적인 정책이 필요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희원 기자 top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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