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대통령 약속, 속도감 있는 실천 중요"

'침묵' 깨고 하루만에 입장밝혀
용산과 더 소통하고 설득할 것
조경태 "제3자특검 논의 시점"

윤석열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기자회견을 마친 지 하루 만인 8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사진)가 '속도감 있는 실천'을 강조하는 페이스북 메시지를 내놨다.

전날 기자회견 직후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은 한 대표는 애초 주말까지 침묵할 것이란 관측이 있었으나, 예상을 깨고 만 하루가 지나기 전에 다소 긍정적인 톤으로 윤 대통령 회견을 평가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제안했던 특별감찰관 임명 문제도 조속히 절차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대통령께서 어제 현 상황에 대해 사과하고 인적 쇄신, 김 여사 활동 중단, 특별감찰관의 조건 없는 임명에 대해 국민께 약속했다"며 "이제 중요한 것은 '민심에 맞는 수준'으로 '구체적'이고 '속도감' 있게 실천하는 것"이라고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당은 지금보다 더 민심을 따르고, 더 대통령실과 소통하고 설득하겠다"고 덧붙였다.

일단 대통령실과 정면충돌은 피하되 윤 대통령이 밝힌 쇄신 의지가 실현되는지 계속 살피겠다는 뜻을 동시에 내비친 셈이다. 전날 윤 대통령은 당정 갈등에 대해 "당정이 각자 국민을 위해 일하다 보면 관계가 좋아질 수밖에 없다"며 "특히 (한 대표와 나는) 선공후사이기 때문에 점차 풀어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 대표는 이날 "당은 즉시 대통령께서 말씀하셨던 특별감찰관 임명 절차를 추진하겠다"며 필요한 절차 준비를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민심과 함께 가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우리 모두 국민 앞에서 더 겸손하고 겸허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 대표가 글을 올리기 전까지 친한계 인사들이 부정적 평가를 쏟아냈으나 이후엔 다소 잠잠해졌다. 조경태 의원은 전날 밤 MBC 라디오에 출연해 "한 대표가 주장했던 제3자 특검을 논의할 시점이 점점 다가오고 있지 않은가 싶다"고 말했다. 진행자가 '독자적인 김건희 여사 특검법안을 낼 수도 있다는 말이냐'고 질문하자 "그렇게 해석해도 된다"며 "야당에서 주장하는 내용 중 독소조항을 뺀 제3자 특검에 대해 논의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라고 답했다.

특별감찰관 임명 절차 '지시'를 두고 당내에선 알력이 계속되고 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도 특별감찰관 추진 여부에 대해 "아직 모른다. 의원들 의견 수렴을 해봐야 한다"며 유보적 태도를 보였다. 한 친윤계 의원은 "애초에 우리도 특별감찰관 임명을 부정하는 게 아니지 않나"라며 "야당이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명환 기자 / 진영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