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폭주 예고 … 장남 "아버지보다 똑똑하다 생각하면 배제" [스트롱맨의 귀환]
장남 "정권이양에 깊게 관여"
군말없는 '충성파'로 채울 듯
와일스, 조용한 그림자 보좌
선거기간 캠프 철저한 입단속
취임 첫날 실시 공약만 41개
'바이든 지우기' 밀어붙일 듯
◆ 2024미국의 선택 ◆
수지 와일스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의 백악관 비서실장 지명을 시작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인선이 본격화된 가운데 '문고리 권력'이 더 단단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와일스 비서실장 지명자의 인선은 요직에 '충성파'를 기용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하게 표현했다는 해석이다. 이 가운데 인선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트럼프 당선인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도 '대통령보다 더 잘 안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을 인사 원칙으로 제시했다.
트럼프 주니어는 7일(현지시간) 폭스뉴스에 출연해 "나는 정권 이양 과정에 매우 깊게 관여할 것"이라면서 "나는 누가 진짜 선수인지, 누가 대통령의 메시지를 실제로 실현할 것인지, 누가 정당하게 선출된 대통령보다 자신이 더 잘 안다고 생각하지 않는지 분명히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 사람들이 아버지의 내각과 정부에 있도록 확실히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주니어는 지난 7월 공화당 전당대회 기간 중 진행된 행사에서 자신이 차기 정부에서 인사 문제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하고 싶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트럼프 당선인 또한 트럼프 주니어의 조언을 중시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자신의 '러닝메이트'인 부통령 후보로 J D 밴스 연방 상원의원(오하이오)을 선택한 것도 트럼프 주니어의 적극적인 추천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전언이다.
트럼프 주니어의 이 같은 발언은 트럼프 당선인에게 이의를 달지 않고 '상명하복'에 충실한 인물들로 주변을 채우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지명된 와일스는 트럼프 당선인이 선호하는 '조용한 충성파'의 본보기로 여겨진다. 선거일이었던 지난 5일 밤 승리 연설에서 트럼프 당선인은 와일스 이름을 8차례 부르며 그에게 연설할 기회를 줬지만 끝내 거절했다. 와일스를 대신해 무대 앞에 나온 크리스 라시비타 공동선대위원장은 와일스를 두고 '나의 보스(boss)'라고 칭하기도 했다. 와일스는 트럼프 당선인이 2020년 대선에서 패한 뒤에도 사실상 비서실장 역할을 하며 보좌했고, 트럼프 당선인이 각종 민형사 사건에 시달릴 때도 곁을 지켰다. 그는 특히 트럼프 당선인의 메시지 혼선을 우려해 선거운동 과정에서 캠프에 철저한 '입단속'을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트럼프 측근으로 알려진 인물들로 인해 구설에 오르는 것을 사전에 차단한 것이다.
트럼프 당선인의 자택이 있는 플로리다 마러라고에 베이스캠프를 차린 인수위원회는 트럼프 당선 다음 날부터 인선 작업에 돌입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8월 월드레슬링엔터테인먼트(WWE) 공동설립자인 린다 맥맨 전 중소기업청장, 투자은행 캔터 피츠제럴드의 하워드 러트닉 최고경영자(CEO)를 공동위원장으로 임명한 바 있다. 러트닉 공동위원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인사 원칙과 관련해 "그들은 같은 편이어야 하며 정책을 이해해야 한다. 우리는 대통령·정책에 대한 충성도와 충실도에 기반해 역할을 부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측이 충성파 등용 원칙을 밝히면서 'MAGA(Make America Great Again)' 운동도 거침없이 전개될 전망이다. 동시에 조 바이든 정부의 색깔 지우기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당선인이 선거 유세와 인터뷰에서 밝혔던 '취임 첫날' 공약은 이 같은 속도전의 시작이 될 수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 첫날에는 독재자가 되겠다"고 유세에서 언급한 바 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 첫날 행하겠다고 밝힌 공약은 모두 41개에 달한다. 여기에는 '불법 체류자 대량 추방'과 '바이든의 전기차 의무화 폐지' '트랜스젠더 여성의 여성 스포츠 경기 출전 금지' '백신·마스크 의무화 학교에 대한 지원금 삭감' 등 다양한 공약이 담겨 있다. 이들 대부분은 바이든 대통령·민주당의 입장과 선명하게 대비되는 공약이다.
[워싱턴 최승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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