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지 많고 사통팔달…대전·세종을 K정원 도시로"

배한철 기자(hcbae@mk.co.kr), 조한필 기자(jhp@mk.co.kr), 지홍구 기자(gigu@mk.co.kr) 2024. 11. 8.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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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 대전·세종 CEO포럼
통합의 장 된 백악관 텃밭처럼
한국도 '정원의 힘' 활용해야
2026년 세종 국제정원박람회
도시 발전 원동력 될 수 있어
장대환 매경미디어그룹 회장
"국가정원길을 걷기 명소로"
8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대전·세종의 정원도시 육성·발전전략'을 주제로 매경 대전·세종 CEO포럼이 열렸다. 김인숙 대원환경 대표이사, 심상택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이사장, 이종애 보문 대표이사, 박희원 라이온켐텍 회장, 최민호 세종시장, 장대환 매경미디어그룹 회장, 이장우 대전시장, 신신자 장충동왕족발 대표이사, 정태희 대전상의 회장, 이가희 세종시 해외협력관, 김윤중 동양AK코리아 회장(앞줄 왼쪽부터)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2009년 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는 백악관에 다양한 채소 등을 가꿀 수 있는 정원을 만든다. 작업복을 입고 장갑을 낀 미셸 여사는 향신료로 쓰이는 다양한 허브와 상추, 오이 등 채소를 심었다. 백악관을 방문한 다양한 계층의 아이들에게도 텃밭은 필수 방문 코스였다. 아이들과 더불어 미셸 여사가 채소를 직접 재배하고 수확한 텃밭은 오바마 정부의 건강 지향 정책과 계층 통합 정책의 상징적인 장소가 됐다. '정원의 힘'이다. 대전과 세종이 정원의 힘을 도시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성종상 서울대 환경대학원 환경설계학과 교수는 8일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열린 제9회 매경 대전·세종 CEO포럼에서 '정원을 통한 도시 쇄신'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하고 "정원이 대전시와 세종시의 미래를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포럼에는 이장우 대전시장, 최민호 세종시장과 100여 명의 대전·세종 지역 최고경영자(CEO) 등이 참석했다.

성 교수는 "백악관 텃밭은 아이들 비만·건강 문제뿐만 아니라 사회·정신적 효용, 건강한 먹거리, 활동적 삶을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공간이 됐다"면서 "식물과 정원이 사회를 바꿀 수 있다는 지도자의 앞선 비전과 면모를 엿볼 수 있는 모범 사례"라고 말했다.

이런 연장선에서 성 교수는 세종시의 2026년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추진이 세종시 발전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독일, 중국, 일본 등에서 개최된 정원박람회는 일거에 도시를 쇄신하는 촉매제가 됐다"면서 "빅 이벤트는 환경·도시사회·노인 일자리 등을 해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정원박람회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생활 속으로 정원이 들어와야 한다'는 게 성 교수의 생각이다. 성 교수는 "정원은 단순히 눈에 예쁘고 산책만을 위한 개인적 차원의 물리적 공간이 아니라 인간이 만나 소통하고 정보를 교환하는 사회적인 공간"이라며 "지금과 같은 폐쇄적인 시대에 정원은 인간의 닫힌 마음을 열고 행복을 추구하며, 동시에 치유하는 공간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정원박람회와 생활 속 정원 연계는 산업과 연결될 수 있다고도 했다. 성 교수는 "한 해 영국을 찾는 방문객 3명 중 1명은 정원과 공원을 보기 위해 방문한다"면서 "훌륭한 정원·공원은 경제소득에 중요한 밑바탕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전·세종시가 지닌 '국토 중심' '사통팔달 교통망' '전국 최고 도시 녹지율(대전 80%·세종 52%)' 등 장점을 활용해 세계적인 'K정원도시'로 만들자는 제안도 나왔다.

장대환 매경미디어그룹 회장은 "국가정원 지정을 추진 중인 세종중앙공원과 세종호수공원, 대전 국가정원 조성 예정지인 흑석동 노루벌과 갑천 호수공원을 연결하는 30㎞ 구간을 걷기 여행의 지역 거점으로 만들자"고 제안했다. 장 회장은 "가칭 '대세(대전·세종) 국가정원길 명소화 사업'이 추진되면 대전·세종은 12시간 한나절 걷기 여행의 대한민국 대표 관광명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대전·세종시장도 정원 도시 필요성에 호응하며 "대한민국 정원 산업을 이끄는 역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2026년 국제정원도시박람회를 추진하는 최민호 세종시장은 "세종시는 도심 중앙에 중앙공원, 호수공원 등 50만평이 넘는 녹지를 품은 정원도시의 표본"이라며 "환경적 측면을 넘어 경제적으로 커지고 있는 정원의 블루오션을 대전과 협업해 개척하겠다"고 말했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연평균 6.5% 성장세를 보이는 정원 산업을 선점하고 흐름을 주도할 필요가 있다"면서 "대전이 세종과 함께 그 중심에 서겠다"고 말했다.

정태희 대전상공회의소 회장은 "대전은 하천으로 둘러싸인 도시이고, 세종도 호수를 중심으로 다양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어 양 도시가 정원 산업에 있어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면서 "자원의 가치를 더 높일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전 배한철 기자/ 조한필 기자 / 지홍구 기자 / 이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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