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do감] 젖은 개가 몸 흔들어 털 말리는 이유

이채린 기자 2024. 11. 8.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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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 홀딱 젖은 개는 온몸을 흔들며 털에서 물을 털어낸다.

쥐, 고양이, 다람쥐, 사자, 호랑이, 곰 등 털이 많은 대부분의 포유류도 개처럼 몸을 흔들어 물을 없앤다.

쥐, 개처럼 털이 많은 포유류는 피부에 12개 이상의 감각 뉴런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쥐, 개 등 털이 많은 포유류에게 C-LTMR은 피부에 물, 흙, 기생충 등 불쾌한 감각을 느끼게 하는 역할을 한다고 가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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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는 몸에서 물을 털어낼 때 몸을 흔든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물에 홀딱 젖은 개는 온몸을 흔들며 털에서 물을 털어낸다. 쥐, 고양이, 다람쥐, 사자, 호랑이, 곰 등 털이 많은 대부분의 포유류도 개처럼 몸을 흔들어 물을 없앤다. 과학자들이 이같은 행동을 하는 이유가 특정 뉴런 때문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미국 하버드 의대 하워드 휴즈 의학연구소 연구팀은 쥐 실험을 통해 '젖은 개 흔들기(Wet dog shakes, WDS)'가 'C-섬유 저역치 기계수용체(C-LTMR)'에 의해 유발된다는 점을 밝힌 연구결과를 7일(현지시간)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쥐, 개처럼 털이 많은 포유류는 피부에 12개 이상의 감각 뉴런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감각 뉴런은 각각 다양한 감각을 감지하고 해석한다. 이 중 어떤 뉴런이 털에서 떨쳐내고 싶은 불편한 물질을 감지하는지 지금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다웨이 장 하버드 의대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모낭을 감싸고 있는 초민감 촉각 감지 수용체인 C-LTMR에 주목했다. C-LTMR은 사람이 부드러운 포옹이나 달래는 쓰다듬기와 같은 기분 좋은 촉각을 느끼는 데 관여하는 수용체다. 연구팀은 쥐, 개 등 털이 많은 포유류에게 C-LTMR은 피부에 물, 흙, 기생충 등 불쾌한 감각을 느끼게 하는 역할을 한다고 가정했다.  

연구팀은 실험쥐 20마리의 목 뒤에 차가운 해바라기 기름 한 방울을 떨어뜨렸다. 모든 쥐들은 10초 이내에 기름 방울을 몸을 흔들어 떨쳐냈다. 연구팀이 일부 실험쥐에서 C-LTMR을 제거했더니 몸을 흔드는 행동이 약 50% 감소했다. C-LTMR을 제거하지 않은 쥐는 몸을 흔드는 행동을 지속했다.  

연구팀은 C-LTMR이 WDS를 유발하는 과정을 규명하기 위해 광유전학을 활용했다. 광유전학은 빛을 쬐어 세포나 단백질의 활성을 조절하는 기술이다. C-LTMR은 피부를 통해 얻은 정보를 척수를 거쳐 뇌의 '부완핵'에 전달한다. 연구팀은 광유전학을 이용해 실험 쥐의 척추신경세포 활동과 부완핵 활동을 차단했더니 각각 약 50%씩 몸을 흔드는 동작을 기존에 비해 덜 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가 많은 동물이 겪는 가려움증을 해결하는 단서를 제공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C-LTMR의 작동 경로 중 일부를 차단하면 가려움을 덜 느낄 수 있기 떄문이다. 

<참고자료>

https://doi.org/10.1038/d41586-024-03657-y
 

[이채린 기자 rini11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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