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사고 내고도 늑장대응…토익委 "환불 안 받을거면 그냥 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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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시내 한 학교에서 치러진 토익(TOEIC) 듣기(LC) 영역에서 같은 문항이 반복 재생되는 사고가 발생해 응시자 약 120명이 피해를 본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한국토익위원회가 시험장에서 즉각 조치할 수 있는 사안은 시행하지 않고 뒤늦게 '환불' 또는 '재시험'이라는 선택지만 제시하면서 급하게 성적이 필요한 응시자들이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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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토익시험장 한곳서 오류
재청취 안내도 없이 시험 종료
응시자 120여명 피해봤지만
뒤늦게 "환불받거나 재시험"
최근 서울 시내 한 학교에서 치러진 토익(TOEIC) 듣기(LC) 영역에서 같은 문항이 반복 재생되는 사고가 발생해 응시자 약 120명이 피해를 본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한국토익위원회가 시험장에서 즉각 조치할 수 있는 사안은 시행하지 않고 뒤늦게 '환불' 또는 '재시험'이라는 선택지만 제시하면서 급하게 성적이 필요한 응시자들이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8일 교육 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 서울 용산고에서 시행된 제528회 토익 LC 영역에서 두 번째 파트 중 1개 문항이 두 번 연속 재생되는 일이 발생했다. 심지어 다음 문항은 아예 방송되지 않았다. 뒤늦게 오류를 인지한 토익위원회는 시험이 끝나고 응시자들에게 피해 보상안을 제안했다. 그러나 응시자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해당 시험 응시료를 환불받거나 9일 이후 시험에 재응시할 기회를 받는 것뿐이었다. 두 가지 모두 선택하지 않는 응시자는 3일 시험에서 제출한 답안지대로 채점하겠다는 입장도 내놨다.
토익위원회는 "듣기 평가 중 방송 관련 문제가 발생하면 '재응시 및 환불' 규정에 따라 시험 연기, 환불 등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향후 이번과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시험 준비와 진행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토익위원회의 '일반시험 관리규정'에 LC 영역 도중 일부 문항에 사고가 발생하면 읽기(RC) 영역 평가 종료 후 해당 LC 문항을 개별로 재청취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이 있음에도 응시자에게 이 같은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시험이 끝날 때까지 중앙 고사본부에서는 해당 규정과 관련해 어떠한 안내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규정을 인지해 고사본부를 찾아가 항의한 일부 응시자에게만 해당 문제를 재청취할 기회가 주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LC 영역 1·2파트는 다른 파트에 비해 비교적 난도가 낮아 토익 응시자 사이에서는 반드시 점수를 받아야 하는 구간으로 꼽힌다. 토익은 문제 유형의 난도에 따라 점수가 매겨지기 때문에 쉬운 문제를 틀리는 응시자의 점수는 해당 문제를 맞힌 학생에 비해 높게 산정되기 어렵다.
이 같은 사실을 뒤늦게 인지한 응시생들은 토익위원회의 현장 대응이 미흡했던 것에 울분을 토했다.
이날 응시했던 A씨는 "영문도 모르고 문제를 풀다 보니 LC 영역은 물론 전체 시험도 망치게 됐다"며 "기한 내 점수를 꼭 얻어야 해서 본 시험이고 5만2500원이나 냈는데 이렇게 안일하게 대처하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커뮤니티에 글을 올린 다른 수험생 B씨는 "빠르게 찍고 넘어가는 부분이라 오류가 난 것도 뒤늦게 알았다"며 "현장에서 바로잡지 못한 고사본부 측 대응이 아쉽다"고 말했다.
[양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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