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주필 "김 여사에 대한 국민 시선, 대통령 생각보다 나빠"

박서연 기자 2024. 11. 8.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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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칼럼서 "대구 당원들 김건희 호칭, 김건희 여사→김건희→'가' 점점 변해가"
"김 여사, 대외 활동만 중단할 것이 아니라 '대내 활동'도 중단해야"
한겨레 논설위원 "김 여사만을 위한 궤변과 장광설...지루한 1인극 조기 종연"

[미디어오늘 박서연 기자]

▲지난 6월13일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카자흐스탄 국빈 방문 일정을 마치고 아스타나 공항에서 출발했다. 김건희 여사가 카자흐스탄 대통령과 악수 중인 모습. 사진=대통령실

조선일보 주필이 지난 7일 윤석열 대통령이 진행한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을 두고 “기대에 못 미친다는 반응이 좀 더 많은 듯하다. 그래도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 임기 반환점을 앞두고 뭔가 바뀌겠다고 마련한 담화이고 회견”이라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지금 대통령에게 필요한 변화에서 한 가지가 빠지면 다 소용없다. 그 한 가지는 윤 대통령이 김 여사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이라고 조언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대국민담화 모두발언에서 “제 주변의 일로 국민들께 걱정과 염려를 드리기도 했다. 대통령이라는 것은 변명하는 자리가 아니다. 모든 것이 제 불찰이고 제 부덕의 소치”라며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 숙여 사과했다. 윤 대통령이 국민 앞에서 처음으로 고개 숙여 사과한 것이다.

양상훈 조선일보 주필은 8일 <김 여사의 다음 호칭> 칼럼에서 윤 대통령 당선 후 국민의힘 대구 당원들이 김건희 여사를 김건희 여사·여사님·여사라고 부르다가 김건희로 바뀌었고, 다시 '가(걔·그 아이)'라는 경상도 호칭으로 변했다고 설명한 뒤 “그러더니 이제는 당원 상당수가 그냥 욕설로 부른다고 한다”고 운을 뗐다.

▲8일 조선일보 칼럼.

양상훈 주필은 “'가'는 상대에 대한 기대를 포기한 3인칭이다. 이름을 부를 때 조금이나마 들어있는 존중마저 사라진 아주 객관적 호칭”이라며 “총선에 참패하고도 윤 대통령 부부의 변화가 느껴지지 않는 상황에서 명품백 사건과 도이치모터스 사건과 관련해 김 여사가 모두 불기소 처분 되자 '가'는 욕설로 바뀌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 편' 의식이 약간이라도 있으면 욕설까지는 하지 않는다. 이때부터 대구에서 윤 대통령 지지율이 눈에 띄게 하락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7일 윤 대통령 기자회견은 '기대에 못 미친다'는 반응이 좀 더 많은 듯하다. 그래도 필자는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 임기 반환점을 앞두고 뭔가 바뀌겠다고 마련한 담화이고 회견이다. 목소리가 달라질 정도로 끝까지 모든 질문에 답하면서 최선을 다하려고 했다”며 “그런 점에서 윤 대통령에게 진심으로 고언하고 싶은 것은 지금 대통령에게 필요한 변화에서 한 가지가 빠지면 다 소용없다는 사실이다. 그 한 가지는 윤 대통령이 김 여사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이라고 조언했다.

양 주필은 윤 대통령이 7일 기자회견에서 김 여사가 '악마화'되고 있다고 말한 점을 언급한 뒤 “가족으로서 이런 시각은 인지상정일 것”이라면서도 “국민의힘 당원들조차 김 여사를 욕설로 호칭하는 것은 김 여사만이 아니라 윤 대통령의 이런 자세 탓도 있다고 생각한다. 김 여사가 대통령을 도와 선거를 잘 치르고 국정을 원만하게 잘하기 위한 일들을 해왔다면 오늘날 윤 대통령이 국회에서 아무 일도 못하는 소수당으로 전락하고 국민 앞에서 몇 번이고 사과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양 주필은 윤 대통령에게 “김 여사에 대한 국민의 시선은 윤 대통령이 생각하는 것보다 나쁘다”며 지난 6월 윤 대통령이 카자흐스탄 방문을 마치고 그곳 공항을 떠날 때 대통령실이 공개 배포한 사진을 언급했다. 사진 속에서 김 여사가 카자흐스탄 대통령과 악수한 모습이 크게 나와 있고, 윤 대통령은 그 중간에 작게 나와 있다.

그는 “지금도 대통령실 홈페이지에 떠 있다. 한 언론인이 '이 사진이 무언가를 시사하는 것 같다'고 했는데 그 말도 기억에 남아 있다”며 “2027년 5월 윤 대통령이 퇴임할 때 국민들이 김 여사를 다시 '여사'로 부르게 되기를 소망한다. 결코 불가능하지 않다. 김 여사가 대외 활동만 중단할 것이 아니라 '대내 활동'도 중단해야 한다. 지치고 피로한 윤 대통령에게 휴식과 위로를 주는 일 외에 어떤 인사나 정책에도 개입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8일 한겨레 칼럼.

한편 손원제 한겨레 논설위원은 같은날 <김건희만을 위한 광대극, 이제 막을 내릴 때> 칼럼에서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를 두고 “언제까지 이 어설픈 기대와 확실한 실망의 도돌이표를 계속해야 하나, 많은 국민이 깊은 좌절감을 느꼈을 것 같다”며 “'웬일로 사과를 다 하네' 했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도대체 뭘 어떻게 잘못했는지, 재발을 막을 대책은 뭔지 전혀 설명하지 않았다. 하도 시끄럽게 떠들어대고, 여당과 보수 매체들까지 무조건 사과하라고 주문들을 해대니, 내 들어는 주겠다는 태도가 역력했다. 사과의 기본 요건을 갖추지 못한 '제2의 개사과'”라고 비판했다.

손원제 논설위원은 “김건희 여사 의혹에 대해선 단 하나도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억울하다는 티를 팍팍 냈다”며 “많은 이들이 이번 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이 '대통령다움'을 보여줄 것을 주문했다. 사적 인연보다 공공의 요구와 가치를 앞세우길, 솔직하고 품격 있게 과오를 인정하고 구체적인 쇄신책을 제시하길 바랐다. 윤 대통령이 보여준 건 김 여사만을 위한 궤변과 장광설일 뿐이다. 이 지루한 1인극을 더 지켜봐줄 여유가 대한민국엔 없다. 조기 종연을 권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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