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노인학대’ 요양병원 부장은 병원재단 회장의 친척

80대 ‘노인 폭행’ 관리부장, 사건후에도 버젓이 병원 근무
조경자 동오의료재단 이사장 “노인학대 아니라고 보고 받았다”

(시사저널=강신후 영남본부 기자)

요양병원에 입원한 80대 노인을 밀어 넘어뜨려 전치 8주의 중상을 입힌 관리부장이 해당 병원재단 회장의 친척인 것으로 확인됐다. (시사저널 11월6일보도:노인잡는 요양병원…노인 폭행 '전치8주') 

지난 2월23일 경북 신경주요양병원에서 병원 관리부장인 A씨가 82세 한아무개씨에게 삿대질을 하며 밀었다. 넘어진 한씨는 우측 대퇴부 경부골절로 수술까지 받았다. 당시 장면은 병원 CCTV에 고스란히 담겼다. 경북 노인보호전문기관은 사건을 조사해 신체적·정서적 학대로 판단했다. 경주시보건소는 병원에 시정명령을 했다. 

신경주요양병원 병동 복도에서 관리부장 A씨(왼쪽)가 80대 노인(오른쪽)을 밀어 넘어뜨리고 있다. ©독자제공

신경주요양병원은 동오요양원과 도움요양병원 등과 함께 동오의료재단이 운영하고 있다. 도종섭 전 대구경북법무사 회장이 재단 회장을, 아내 조경자씨가 이사장을 맡았다. 

그런데 이들의 친척인 A 부장은 여전히 병원에 근무하고 있었다. 이 병원 조성현 원장은 "A부장에 대한 징계는 있었다"며 "A 부장이 병원 재단 회장의 친척이라 감싸고 돌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병원 측에 A 부장이 어떤 징계를 받았는지 재차 물었지만 또 다른 병원 관계자는 "답 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A 부장에 대해 아직 법적으로 문제가 된 부분이 없지 않냐"고 반문했다. 조경자 재단 이사장도 기자와 통화에서 "노인학대는 아니라고 보고 받았다"고 반박했다.   

노인보호전문기관의 판정과 관할 보건소의 행정조치를 무력화하는 듯한 발언인 것이다. 게다가 학대 당한 노인 가족들이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자 동오의료재단 측은 답변서에 A 부장의 "불법행위로 인한 사용자의 책임은 전혀 인정될 수 없다"고 밝혔다. 재단 스스로도 A 부장의 행위를 '불법'으로 규정한 것이다. 다만 동오재단은 A 부장의 개인적 감정으로 행한 행위는 "민법상의 사용자 책임과 무관하다"며 자신들은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염경호 법무법인 나침반 대표변호사는 "병원 안에서 발생한 일이고, 업무 중이었고, 관리부장과 환자사이에 발생한 일이기 때문에 직무관련성이 있다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신경주요양병원 홈페이지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