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단횡단 행인 치어 숨지게 한 탁송차 운전자, 항소심 '무죄'

대전일보DB.

무단횡단하는 80대 행인을 치어 숨지게 한 탁송차 운전자가 2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차량 출입이 예상되는 도로에 정차했다가 다시 출발하는 과정에서, 사람이 지나갈 것을 예견하기 쉽지 않았을 거란 판단이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제1형사부(나경선 부장판사)는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치사) 혐의로 기소된 26톤 탁송차 운전자 A씨의 항소심에서 검찰의 항소를 기각했다.

A씨는 2022년 5월 2일 대전 동구 효동네거리 방향 편도 2차로에 정차했다가 출발하는 과정에서 차량 앞으로 무단횡단하던 행인을 들이받아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A씨가 전방을 잘 살피고 조향장치를 제대로 조작해 사고를 방지해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아 사고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재판부는 검찰의 주장이 제대로 증명되지 않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A씨가 정차한 곳이 횡단보도를 116m 지난 지점이고, 차량 출입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무단횡단을 예견하기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본 것.

또 보조 장치를 밀던 피해자의 키 높이가 1.1m로 추정되는데, 탁송차 운전석 높이가 높고 차량과 피해자 사이 거리가 멀지 않은 점을 감안할 때 피해자 발견이 어려웠을 것으로 봤다.

재판부는 "차량 조수석 앞에 전방 관찰용 반사경이 있지만, 피고인이 앉았던 자리에서 반사경을 통해 피해자를 발견할 수 있는지 객관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며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1심의 무죄 판단은 수긍이 간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