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무게 20.5㎏, 굶주린 채 죽은 아내…감금유기 남편 징역 2년

송지혜 2024. 11. 8.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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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방법원. 〈사진=연합뉴스〉
청각장애와 지적장애를 앓는 아내를 집안 작은방에 감금하고 제대로 돌보지 않아 죽음에 이르게 한 혐의로 기소된 50대 남성이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대구지법 형사12부(어재원 부장판사)는 오늘(8일) 감금ㆍ유기치사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9살 A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습니다.

A씨에 대한 재판은 지난달 29일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됐고, 선고만 이날 별도로 이뤄졌습니다.

수사당국에 따르면 사건이 벌어진 시기는 2022년 11월에서 2023년 1월까지.

A씨는 이 기간 장애가 있는 데다 건강마저 좋지 않았던 아내 54살 여성 B씨를 대구 서구에 있는 집 작은방에 가두고 제때 끼니를 챙겨주지 않는 등 방치해 기아 상태로 숨지게 한 혐의를 받습니다.

조사 결과 A씨는 장애를 앓는 아내와 평소 대화가 잘 통하지 않는 것 등에 불만을 품고 B씨를 집안 작은방에 사실상 가둬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피고인은 B씨가 방안에서 거실로 못 나오도록 출입문을 장롱으로 막고, 창문틀엔 못을 박아 창문도 못 열게 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혹여나 방에서 나온 B씨가 집 밖에서 이웃들과 마주치지 않도록 작은방 바로 옆쪽에 있는 외부로 통하는 작은 출입문에는 자물쇠를 채워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B씨는 지난해 1월 초 사실상 유일한 출구인 작은방 뒷문으로 나와 마당으로 연결되는 통로로 이동하던 중 A씨를 부르며 쓰러졌습니다.

A씨는 쓰러진 아내를 난방이 안 되는 작은방에 다시 옮겨 놓았을 뿐 병원 치료조차 받지 않았고, 다음날 B씨는 심각한 기아 상태에 의한 합병증으로 결국 숨졌습니다.

사망 당시 B씨는 키 145㎝에 몸무게는 불과 20.5㎏에 불과했습니다.

경찰 수사를 거쳐 감금 등 혐의로 A씨를 재판에 넘긴 검찰은 지난달 열린 국민참여재판에서 징역 6년을 구형했습니다.

검찰은 피해 여성이 굶주린 채로 감금돼 극심한 고통 속에서 사망에 이른 것으로 봤습니다.

하지만 이번 재판에 참여한 배심원 7명은 A씨의 혐의 일부에 대해 서로 다른 판단을 내놨습니다.

배심원단은 먼저 A씨에게 적용한 감금 혐의에 대해선 만장일치로 유죄로 평결했습니다.

다만 유기 혐의는 7명 가운데 5명이 유죄, 2명이 무죄로 봤습니다. 유기치사 혐의는 5명이 무죄, 2명이 유죄 의견을 각각 내놨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를 주거지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했고 식사를 제대로 주지 않아 영양 섭취가 제대로 안 될 정도로 방치했다”고 했습니다.

이어 “피고인 역시 경계성 지적장애를 앓고 있으나 반성하는 태도를 안 보이고, 피해자 남동생이 엄벌을 원하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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