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회장 '탄핵 잔혹사' 또 반복…"대안있나" VS "책임져라" 혼란 가중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의 불신임(탄핵)을 결정하는 임시총회가 다가온다. 간호법 통과, 의대 증원 저지 실패를 문책해야 한다는 책임론과 '전쟁(의정갈등) 중에는 장수(회장)를 바꾸지 않는다'는 옹호론이 맞선다. 반복되는 탄핵안 발의에 의료계 내부에서는 '회장 무용론'마저 고개를 들고 있다. 결과가 어떻든 정부와 대척점에 선 의협 회장의 입지 변화는 8개월 넘게 지속되는 의정갈등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의료계 유일 법정단체인 의협의 '수장'이 매번 탄핵 위기에 직면하는 이유로 우선 의사들의 직역 간, 세대 간 이해관계가 첨예하다는 점이 거론된다. 똑같은 사안도 교수, 개원의, 전공의가 각기 다른 목소리를 내다보니 파벌이 갈리고 갈등에 쉽게 빠진다. 임 회장도 의대 증원 등을 두고 전공의 단체와 대립한 것이 탄핵안 상정의 결정적인 이유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낮은 투표율이 대표성 논란을 부르는 것도 있다. 의협은 '14만 의사의 대표'를 자처하지만 회장 선거 참여율은 저조하다. 임 회장도 회장 선거 결선 투표에서 3만3084표 중 2만1646표를 얻어 당선됐는데, 전체 의사 수를 고려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반면 의대 증원과 간호법 등 의료 현안 저지에 실패한 임 회장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거세다. 특히 임 회장이 의료사태 해결의 '열쇠'를 쥔 전공의와 지속해서 대립했다는 점을 문제 삼는 의사가 많다. 전공의 단체인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8일 각 병원 전공의 대표 90명의 실명을 담아 임현택 회장의 자진 사퇴와 탄핵을 요청하는 글을 공식 SNS 계정에 올렸다. 비대위 체제 전환 이후 박단 비대위원장(전 대전협 회장)이 전공의를 대변해 개인 메시지를 내왔던 것과는 '무게감'이 다르다는 분석이다. 대전협은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의협과 대전협 두 단체가 향후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며 임 회장을 압박했다.
임 회장의 탄핵과 비대위 출범 여부는 향후 의정갈등에도 상당한 파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탄핵 시에는 그동안 의협과 대립했던 의대생, 전공의들이 '명분'을 얻는 만큼 오는 11일 발족하는 정치권, 정부, 의료계 협의체를 포함해 '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탄핵 고비를 넘겨도 비대위가 출범할 경우 현 집행부는 실권해 의정 협상에서 밀려나게 되는데, 이 경우 새 비대위 구성에 따라 의정갈등의 향방이 좌우될 전망이다. 반면 재신임 시에는 현 집행부의 '강경 대응'에 힘이 실리면서 의정갈등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점쳐진다. 임 회장이 재신임을 호소하며 젊은 의사와 소통하겠다고 강조한 만큼 향후 의대생, 전공의 중심의 대정부 투쟁 구도가 형성될 수도 있다.
박정렬 기자 parkjr@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음주운전 곽도원, 원망스러워"…개봉 2년 미룬 곽경택, 솔직 심경 - 머니투데이
- 옥주현 목 관통한 '장침'…무슨일 있나 - 머니투데이
- 서동주, 경매로 산 집 알고보니…"7~8년 후 재개발" 겹경사 - 머니투데이
- "그렇게 중요한 사람 아니야"…김구라, 조세호 결혼식 불참 왜? - 머니투데이
- "외벌이 띠동갑 남편, 딴여자 생겨"…6년간 '월말 부부', 아내의 고민 - 머니투데이
- [르포]"셋째만 다녀서 아쉽네요"…단풍 담은 사북하나어린이집 - 머니투데이
- 베트남 가서 맥주만 마셨을 뿐인데…정일우에게 일어난 일 - 머니투데이
- 가방속에 젖은 옷 가득…비행기 타려다 체포된 20대 왜? - 머니투데이
- 김호중 판박이... 사고 후 뺑소니, 친구에 뒤집어씌운 30대 - 머니투데이
- "한번 만지자"…술자리서 갑자기 이웃 강제추행한 70대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