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서도 남원 '제2중경' 설립 당위성 설명하다 깬다"는 그 사람
'금석위개(金石爲開)'라는 말이 있다. 정성이 쇠와 금을 뚫는다는 뜻이다. 강한 의지로 정성을 다하면 어떤 일이든지 다 해낼 수 있음을 의미한다.
제2중앙경찰학교 유치의 최전선을 지휘하는 최경식 전북특별자치도 남원시장과 딱 어울리는 사자성어이다.
최 시장은 '제2중경' 유치전이 3파전으로 굳어진 지난 9월 20일 이후 온 정성을 다해 난관의 벽을 열어젖히겠다며 남선북마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내년도 예산안을 심의하는 '국회의 시간'이 본격화한 올 11월 최 시장은 사흘 동안 국회에 상주하며 지역 현안을 챙겼다.
첫날인 4일의 강행군부터 그의 투지가 빛을 발했다. 전재수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과 박수민 예결위원 등을 만나 남원시 주요 사업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국회 단계 증액 반영을 건의했고 이인선 여성가족위원장과 양부남 의원, 김대식 의원 등 영호남 지역구 의원들을 찾아 제2중경 설립 필요성과 남원 입지 장점을 강조하며 유치를 위한 협력을 요청했다.
둘째 날인 5일에는 박정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과 안도걸 의원, 김승수 의원, 이용선 의원 등 예결위 소속 위원들은 물론 권영진 의원과 김석기 의원, 이학영 국회 부의장을 잇따라 예방하고 내년도 국가예산 지원과 제2중경 유치를 위한 협력을 동시에 건의했다.
마지막인 6일에도 10여명의 의원들을 찾아가 내년 예산과 제2중경 남원설립 당위성을 주장한 것은 불문가지. 최경식 시장의 보좌진은 "마음이 급하신지 계단도 한 번에 두 칸씩 오르시곤 한다"며 "국회 안에서만 하루 1만5000보가량은 거뜬히 걷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최 시장은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7가지 불변의 원칙을 담은 로버트 치알디니의 인기 저서 '설득의 심리학'을 꼼꼼히 읽은 듯 호소력 있고 간절하다는 전언이다.
우선 최 시장은 갈등을 촉발하는 투쟁적인 설득이 아니라 남원의 장점을 부각하며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서로에게 도움이 된다고 안내한다.
또 남원시가 지리산권 3도(道) 문화권의 중심에 있어 주변 지역의 협력과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하다는, 일종의 상호성 전략을 펼치며 상대의 호응을 이끌어 낸다는 후문이다. 사람들은 자신과 같은 소속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는 경향이 있는 까닭이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신뢰를 얻는 '진정성'이다. 제아무리 화려한 수사(修辭)와 논리 있는 레토릭도 진심을 이길 수 없다. 최경식 시장의 최대 강점은 '진심을 담아'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각계각층 인사에 호소한다는 점이다.
한 측근에 따르면 최 시장은 제2중경의 3파전이 확정된 지난 9월 하순 이후 대외 일정을 2~3배 대폭 늘리며 다걸기의 결사전에 돌입했다.
이때부터 "정성을 다하면 하늘도 감동시킬 수 있다"는 말을 되뇌이며 가뜩이나 바쁜 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그가 얼마나 '제2중경' 유치에 신경을 썼는지 "꿈속에서조차 각계 인사를 만나 남원의 장점을 설명하다가 잠에서 깨곤 한다는 말을 여러 차례 들었다"고 이 측근은 전했다.
최 시장의 호소는 진영이나 분야를 넘나드는 그야말로 '광폭'이다. 지난달 28일에는 국회를 방문해 '전북연고 국회의원 예산정책협의회'와 국민의힘 '전북동행의원 예산정책협의회'에 각각 참석해 국가예산과 함께 '제2중경' 유치를 간곡히 호소했다.
최 시장이 얼마나 열심히 뛰었는지 추경호 원내대표마저 "제2중앙경찰학교 유치를 위해 남원에서 많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을까?
추 원내대표는 최경식 남원시장에게 "남원이 최적의 지역이라는 것을 잘 준비해서 알리고 결과적으로 더 경쟁력이 있는 곳으로 선택받을 수 있도록 비교우위를 잘 설명하는 한편 공감대 확산도 시켜주길 바란다"고 말했다는 전언이다.
경찰청이 '제2중경' 설립의 최종 부지선정을 내년으로 미룸에 따라 충남 아산시와 충남 예산군, 그리고 전북의 남원시가 치열하게 경쟁하는 기간은 더 길어졌다. 최경식 남원시장의 진심이 과연 통할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박기홍 기자(=전북)(arty135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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