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명과 거짓말’ 대국민담화에 공세수위 올리는 야권…추가 녹취도 공개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은 8일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담화와 기자회견이 김건희 여사 의혹 등에 대한 제대로 된 해법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판단에 따라 대통령실과 여권에 대한 공세를 끌어올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의 이번 대국민담화와 관련해 “반성은 없고 국민 앞에 솔직하지 못했다”라며 “무엇을 사과했는지 모르겠다는 국민들의 말씀이 많았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이어 “진솔하고 진지한 성찰과 사과, 국정 기조의 전면 전환이 꼭 필요하다는 말씀을 다시 한 번 드린다”고 강조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도 “고개는 숙였는데 왜 고개를 숙였는지는 미스테리로 남는 140분이었다”라며 “처참하고 참담한 제2의 개사과”라고 비판했다. 또 “시종일관 위협적인 자세, 진실을 피하는 변명과 거짓말, 헌법과 법률을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태도와 인식은 과연 대통령 자격이 있느냐는 물음을 남겼다”면서 “국민을 개돼지 취급하는 대통령은 민주공화국에 어울리지 않는다”고도 했다. 그는 기자회견이 “김건희 특검을 반드시 해야하는 당위성과 명분을 더욱 확고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이날 윤 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가 대선 이후 김건희 여사에게 무속적인 이유로 대통령실 이전을 권고한 정황을 보여주는 녹취를 공개했다. 명씨는 녹취에서 ‘지금 당선인(윤 대통령)이 광화문으로 이전할 모양인가’라는 지인의 질문에 “경호고 나발이고 내가 (김 여사에게) 거기 가면 뒈진다 했는데, 본인 같으면 뒈진다 하면 가나”라고 답했다.
명씨는 이어지는 대화에서도 “내가 이랬잖아. 그 청와대 뒷산에, 백악산(북악산)은 좌로 대가리가 꺾여있고, 북한산은 오른쪽으로 꺾여있다니까”라며 청와대의 기운이 안좋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강조했다. 민주당은 이 대화가 2022년 대선 직후 녹음된 것으로 분석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국민의힘 대선 후보 시절이던 2022년 1월 대통령실 이전 방침을 발표한 바 있다.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공개한 녹취와 관련해 “김 여사 등 핵심 인사들과 내밀한 관계였던 명씨의 대선 직후 발언이라 더욱 주목되는 부분”이라며 “녹취에 나온 발언대로면 ‘청와대에 들어가면 죽는다’는 명태균 씨의 조언을 김건희 여사가 완벽하게 신뢰했고, 이 때문에 대통령실 이전을 서둘렀다는 설명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민주당에서는 이날 공천 개입 이외의 김 여사 관련 의혹을 다루는 ‘김건희 가족비리 및 국정농단규명심판본부’ 2차 회의를 열었다. 본부 측은 국정감사 등을 통해 드러난 김 여사의 의혹들을 정리하고, 사안별로 정리·심화 작업을 거쳐 국정조사의 밑바탕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를 위해 김 여사와 관련된 의혹을 주술과 권력 농단, 이권 개입이라는 세 가지로 나누고 팀을 꾸릴 계획이다. 권력 농단에는 명씨 이외 존재할 수 있는 인사·당무·공천 개입 등을 포함하고, 이권 개입과 관련해서는 대통령 관저 이전, 서울-양평고속도로 논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등을 다룰 예정이다. 본부장인 김민석 최고위원은 “피니쉬블로우(결정타)를 위한 빌드업을 충실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신주영 기자 j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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