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적"이라는 민주당 '명태균 녹음파일'…대통령 육성 또 나올까

차현아 기자 2024. 11. 8.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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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윤석열 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가 8일 오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지방검찰청으로 출석하고 있다. 2024.11.8/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윤석열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를 통해 명태균씨와 직접 통화한 녹음파일에 담긴 공천개입 등 의혹에 대해 사실 무근이라고 부인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추후 공개할 녹음파일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린다.

윤 대통령이 녹음파일 내용에 담긴 의혹을 부인한 만큼 민주당도 윤 대통령의 해명을 반박하고 의혹을 굳히고자 의혹 관련 추가 녹음파일 공개에 나섰다. 민주당이 공개를 예고한 녹음파일에 윤 대통령 육성이 또 담겨있을지 여부가 정치권 관심사다. 여론이 또 다시 출렁일 수 있는 만큼 여권에서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달 31일 윤석열 대통령과 명태균씨의 통화 녹음을 공개한데 이어 같은 날 2건을 공개했으며 이후 5일, 6일, 8일 총 다섯 번에 걸쳐 명태균씨의 통화 녹음과 녹취 파일을 공개했다. 31일 첫 번째 공개 이후 추가 공개된 녹음파일에는 윤 대통령의 육성은 담기지 않았고 명씨가 윤 대통령과 그 부인 김건희 여사 등과의 관계를 주장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민주당은 지난달 31일 공개한 녹음파일을 통해 윤 대통령이 불법으로 여당 공천에 개입했고 공천 거래가 있었다는 증거라고 주장한다. 명씨의 통화 녹음 공개에 따라 여론의 반향이 생기면서 확보한 녹음파일 일부를 연일 '살라미'식으로 공개하며 군불을 떼고 있다.

8일에도 민주당은 2022년 대선 직후 명씨의 육성이 담긴 녹음파일을 공개했는데 파일에서 명씨는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사주를 언급하며 "(대선이) 3월9일이라서 (윤 대통령이) 당선된 것"이라거나 청와대 뒤에 위치한 북악산은 머리가 좌측으로 꺾여있다고 말한다. 민주당은 "김 여사를 통해 무속이 (국정에) 개입된 증거"라고 주장했다. 윤석열정부의 용산 대통령실 이전에 명씨의 영향력이 있었다는 얘기다.

명씨의 통화녹음 공개 후 윤 대통령 지지율도 10%대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5일~7일 3일간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윤 대통령 직무수행 평가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직무수행을 '잘하고 있다'는 응답이 17%,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이 74%로 집계됐다. 이번 지지율은 한국갤럽이 윤 대통령 취임 이후 시행한 여론조사 중 최저 기록을 경신한 것이다. 윤 대통령과 명씨의 통화가 공개된 직후 발표된 지난 1일 동일 조사에서도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19%로 집계돼 취임 후 처음으로 20% 미만 지지율을 보였다.

현재 민주당은 제보받은 수백개에 달하는 녹음파일을 분석하고 있다고 한다. 다만 언제 어떤 내용을 공개할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채 녹음파일을 고리로 대통령을 향한 여론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전현희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공개된 것은 극히 일부"라며 " 그래서 내용과 상황을 봐서 더 이상의 충격적인 녹취나 이런 증거들이 공개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앞으로 좀 지켜보자"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해명을 뒤집는 녹음파일이 공개될지에 대해서는 "(전날 담화에서 사실상 윤 대통령) 자신이 스스로 공천에 개입했다는 것을 자백했고 이 이상 뚜렷한 증거가 어디 있겠나"라고만 했다.

윤 대통령을 둘러싼 '명태균 논란'을 방어해야하는 여당 입장에선 민주당의 녹음 공개 공세에 부담을 느끼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의혹 돌파를 위해 윤 대통령이 조금 더 명확한 해명과 입장을 내야한다는 목소리도 여당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7일 대국민담화·기자회견을 통해 명태균씨 논란에 대해 "(대선) 경선 당시 연락을 끊었고 휴대전화에서 연락처도 삭제했다"며 "(연락처가 남는) 텔레그램이나 모르는 번호로 연락이와 (취임 전날) 통화했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친한(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은 8일 오전 라디오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윤 대통령 담화가) 국민의 설득을 얻어내기엔 좀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며 "그 부분에 대해서 조금 더 사실관계를 명확히 해 주시고 정면돌파를 하셨으면 안 좋았겠나. 그러면 앞으로 우리가 또 명태균 녹취록에 대한 부담이 덜해질 수 있지 않았겠나"라고 했다. 이어 "해명이 미약했기 때문에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에 대한 부담이 생길 수 밖에 없다"고도 했다.

친윤(친윤석열)계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 역시 YTN라디오 '뉴스파이팅 배승희입니다'에서 "앞으로 또 대통령의 육성이 담긴 녹취가 공개될 가능성도 있다"며 "또 다른 녹취가 공개가 되고 그것에 대해서 논란이 될 수는 있지만 (그에 대해서도) 부적절한 상황은 아니다, 그러나 통화를 한 것은 맞다라는 것은 명확하게 알려주셔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갤럽의 이번 조사는 이동통신 3사 제공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 추출해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으로 이뤄졌다. 총 통화 8525명 중 1002명이 응답을 완료해 응답률은 11.8%,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과 명태균 씨의 녹취록 관련 긴급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2024.10.3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차현아 기자 chach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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