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앵커 "결론부터 말하자면 사과 회견이라기엔 허무하고 허탈"

박서연 기자 2024. 11. 8.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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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대통령, 7일 "아내, 악마화", "국정 관여 아냐" 김건희 옹호 발언 일색
TV조선 앵커 "尹 사과했지만, 김건희 문제 각론을 너무 깊이 팠다"

[미디어오늘 박서연 기자]

▲7일 JTBC 뉴스룸 갈무리.

윤석열 대통령이 임기 반환점을 맞아 지난 7일 진행한 '대국민 담화 및 기자회견'을 두고 JTBC 앵커가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사과 회견'이라고 하기엔 국민 입장에서 허무하고 허탈했다”고 평가했다. 이날 JTBC '뉴스룸'은 윤석열 대통령 관련 기사를 20건 보도했다.

윤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저의 노력과 별개로 국민들께 걱정을 끼쳐드린 일도 많았다고 생각한다. 민생을 위해,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시작한 일들이 국민 여러분께 불편을 드리기도 했고, 또 제 주변의 일로 국민들께 걱정과 염려를 드리기도 했다. 대통령이라는 것은 변명하는 자리가 아니다. 모든 것이 제 불찰이고 제 부덕의 소치”라며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 숙여 사과했다. 윤 대통령이 국민 앞에서 처음으로 고개 숙여 사과한 것이다.

이에 JTBC '뉴스룸'은 <“모든 것 제 불찰” 고개 숙였지만…> 기사에서 “국민께 걱정을 끼쳐드렸다면서도 구체적으로 무엇이 잘못됐고 왜 사과하는지에 대한 설명은 따르지 않았다”, “고개는 숙였지만 무엇을 사과했는지 불명확한 회견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평가했다.

▲7일 JTBC 뉴스룸 갈무리.

윤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를 끝없이 변론했다고도 지적했다. JTBC는 5번째 <일화 소개하며 김 여사 비판 '방어'> 리포트에서 “윤 대통령은 부부 사이에 있던 일화나 대화도 여럿 공개했다. 정치에 입문했을 때도 김 여사가 밤을 새워가면서 자신의 휴대폰으로 온 문자에 대신 답을 했다며 순진한 면이 있다, 앞으로 부부싸움 많이 해야 될 것 같다고 했고 이번 기자회견을 앞두고도 김 여사 본인은 억울함이 있겠지만 사과를 좀 많이, 제대로 하라 했다고 밝혔다. 모두 김 여사를 감싸기 위해 공개한 걸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JTBC 여당 반장은 7번째 리포트에서 “윤 대통령이 김 여사를 감싸는 과정에서 일화를 많이 소개하면서, 김 여사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그동안 알려진 것보다 더 알게 된 면이 있다”며 “사과를 하게 된 것도 여사의 조언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김 여사가 대선 전에 윤 대통령의 휴대폰에 온 메시지들에 직접 답을 하며 '유권자 관리'를 했다는 취지의 에피소드도 공개했다. '부인은 대통령과 함께 선거도 치르고, 또 대통령과 함께 대통령을 도와야 되는 입장'이라고 하거나 '육영수 여사'를 언급하는 등 김 여사 문제와 관련해 사과하는 자리가 될 것이란 관측이 컸지만, 오히려 여사의 역할을 사실상 공식화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7일 JTBC 뉴스룸 갈무리.

윤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에 대해 “통상 수사나 이런 검찰 업무에 대해서도 한번 털고 간 것에 대해서는 사실상의 '일사부재리'라는 것을 적용한다. 이런 걸 가지고 특검한다는 자체가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도 인권유린”이라고 말했다. 이에 JTBC 법조팀장은 14번째 <새로운 정황 나와도 “특혜 없다”> 리포트에서 “이 논리면 경찰이나 검찰이 수사한 뒤에 진행했던 과거 특검은 모두 잘못된 것이다. 더욱이 윤 대통령은 특검이 드루킹 사건으로 재판에 넘긴 김경수 전 지사가 징역 2년이 확정되자 문재인 전 대통령 수사를 위해 아예 특검을 재개하자는 주장도 했다”고 반박했다.

▲7일 TV조선 뉴스9 갈무리.

이날 TV조선 앵커는 <대통령 달라졌지만...> 앵커칼럼에서 “우리 대통령들의 사과, 명(明)과 암(暗)이 엇갈렸다”며 전직 대통령들이 주변인들과 관련해 사과한 사례를 보여줬다.

윤정호 앵커는 “(노무현 전 대통령) 아들의 비리에 거듭 '참담하다'고 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 형이 구속되자 고개를 떨궜다. 박근혜 대통령은 변명했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에게 처음으로 고개를 숙였다. '모든 것이 저의 불찰이고, 부덕의 소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앵커는 윤 대통령에 대해 “달라졌다. 그런데 민심에 더 가까이 가는 길 복판에서 멈췄다. '무조건'에 '조건'이 붙었다”며 “(김건희 여사에 대해) '대통령을 도와야 하는 입장이다' '국정 관여라고 할 수 없다' '침소봉대 악마화시켰다' '특검법은 정치 선동, 인권 유린이다' '대외 활동은 해온 기조대로 하겠다'. '명태균 녹취'와 관련해서는 거두절미했다. '부적절한 일도, 감출 것도 없다' '공천을 왈가왈부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윤 앵커는 “대통령은 그간 김 여사 문제에서 실패 요인만 골라 가는 듯한 행보였다. 거기서 시원하게 벗어나지 못했다. 개론은 괜찮은데 각론을 너무 깊이 팠다”며 “대통령이라는 것은 변명하는 자리가 아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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