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양심 고백’ 짜깁기 영상 제작한 50대 검찰 송치

표현의 자유 논란

경찰이 표현의 자유 논란을 일으켰던 윤석열 대통령 짜깁기 영상을 제작한 50대 남성을 검찰에 넘겼다. 영상을 유포한 5명도 함께 검찰에 송치됐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윤 대통령의 대선 후보시절 연설 장면을 짜깁기 해 가짜 영상을 제작한 혐의(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로 50대 남성 ㄱ씨를 지난 1일 검찰에 송치했다고 8일 밝혔다. 경찰은 해당 영상을 유포해 입건된 10명 가운데 5명도 같은 혐의로 검찰에 넘겼고, 나머지 5명은 가담 정도를 고려해 혐의 없음으로 사건을 종결했다.

언론노조와 오픈넷, 진보네트워크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지난 2월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 앞에서 대통령 풍자 영상 접속 차단 및 수사 위협을 규탄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앞서 지난해 말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는 ‘가상으로 꾸며본 윤(석열)대통(령) 양심고백 연설'이라는 제목으로 윤 대통령이 스스로 정부의 부패와 무능을 언급하는 내용의 40여초 분량 영상이 퍼졌다. 국민의힘은 이를 윤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으로 보고 지난 2월 경찰에 고발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해당 영상에 대한 삭제와 차단에 나섰다. 경찰은 애초 해당 영상이 인공지능을 이용한 ‘딥페이크’일 가능성을 포함해 조사하며, 딥페이크를 활용한 선거운동을 금지한 공직선거법 위반 가능성까지 언급했으나 결국 단순 짜깁기 영상인 걸로 드러났다.

영상이 ‘가상’이라는 점을 스스로 드러낸 데다 짜깁기에 불과한 풍자 영상을 두고 여당과 심의기관, 수사기관까지 나선 것을 두고 시민사회에선 표현의 자유 침해라는 논란이 거셌다. 정보인권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혐오와 검열에 맞서는 표현의 자유 네트워크(21조넷)’는 지난 4월 “해당 동영상의 제작, 게시는 헌법 제21조에서 모든 국민에게 보장하고 있는 ‘표현의 자유’로 당연히 보호받아야 할 행위”라며 일제히 해당 영상을 올리는 항의 행동을 벌이기도 했다.

방준호 기자 whoru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