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미 리비안 신차에 ‘차세대 배터리’ 싣는다

국내 첫 4695배터리 납품 수주…5년간 67GWh 공급

엘지(LG)에너지솔루션이 리비안에 납품할 4695 원통형 배터리 제품. 엘지에너지솔루션 제공

엘지(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전기차 업체 리비안이 내후년께 내놓을 신차에 탑재할 4695배터리 공급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업계에서 이른바 ‘게임 체인저’로 꼽히는 4695 제품의 대규모 공급 계약을 국내에서 처음 수주한 것이다.

엘지에너지솔루션은 8일 미국 애리조나 법인과 리비안이 원통형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엘지에너지솔루션이 2026년부터 가동할 애리조나 공장에서 생산하는 4695 원통형 배터리 중 67기가와트시(GWh) 만큼의 물량을 5년간 납품하는 내용이다. 이 배터리는 리비안이 2026년 상반기 출시 예정인 신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R2에 우선 탑재될 예정이다.

리비안이 2026년 상반기 출시할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R2. 리비안 제공

4695배터리는 지름 46㎜, 높이 95㎜의 원통형 배터리를 가리킨다. 테슬라 전기차를 비롯해 여러 전자제품에 들어가는 기존의 2170 원통형 배터리(지름 21㎜, 높이 70㎜)와 견줘 크기가 커진 만큼 에너지 용량이 6배 이상 크다는 게 엘지에너지솔루션 설명이다. 그 덕에 에너지 밀도와 출력이 높고, 원통형 배터리를 모듈이나 팩에 배치하며 발생하는 빈 공간(데드스페이스)을 줄일 수 있어 공간 효율성 면에서도 더 낫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배터리 업계에서는 4695나 4680 등 46시리즈 제품을 전기차 주행가능거리를 크게 늘려줄 ‘게임 체인저’로 보고 개발에 박차를 가해왔다. 엘지에너지솔루션은 “이번에 공급되는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를 극대화하면서도 안전성을 확보한 하이니켈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케미스트리를 적용한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김동명 사장은 “이번 공급 계약은 원통형 분야에서 압도적 기술 우위를 인정받은 결과”라고 자평하며 “한발 앞선 안정적 공급 역량을 기반으로 시장 선점을 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지현 기자 southjh@hani.co.kr